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피하주사’가 묘수인 이유

입력 2021.03.25 16:59

황반변성 치료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 제형 변경으로 시장 선점 노려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피하주사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회사는 알테오젠이 유일합니다. 우리는 이 제품을 ‘3세대 바이오시밀러’로 명명하고자 합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아일리아는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공동 개발한 안과질환 치료제로,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연 매출 규모는 약 8조원(2019년 기준)에 달하며, 매년 10% 이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24년부터 동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물질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선 상태다. 알테오젠 역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완료된 국내 임상 1상에서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한 데 이어, 후속 글로벌 임상 3상에서도 동등성을 확보해 시장 내 퍼스트무버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는 “1상에서 확보된 데이터에 따라 글로벌 임상 3상 또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제형 특허를 이미 확보한 만큼, 오리지널사의 물질특허가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2008년 지속형 바이오베터 기술을 기반으로 알테오젠을 설립한 박 대표는 2010년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현재 바이오시밀러는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꿀 수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 ▲지속형 바이오베터 ▲항체-약물 접합 치료제(ADC) 등 3가지 원천 기술과 함께 알테오젠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박순재 대표에게 알테오젠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진행 상황과 추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알테오젠 제공

Q.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상황은.
‘ALT-L9’는 알테오젠이 2014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차별화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다. 최근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해 최초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고,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자회사인 알토스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임상 3상을 위한 투자금 또한 유치한 상태다. 임상 1상은 안전성·유효성을 미리 확인해보는 선제적 임상이었으며, 이 결과에 의하면 글로벌 임상 3상 또한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아일리아 바이오 시밀러의 퍼스트 인 클래스(fisrt-in-class, 세계 최초 혁신 신약)가 될 가능성이 높다.

Q.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한데.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은 대량생산을 통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마케팅 능력 또한 월등히 앞서있다. 때문에 국내 기업이 정면으로 승부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국내 기업이)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더라도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사와 제휴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으로 성공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Q. ‘ALT-L9’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현재 다수의 기업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섰지만, 오리지널 아일리아의 제형 특허로 인해 물질특허가 만료돼도 4~5년 뒤에 출시가 가능하다. 알테오젠은 이에 대비해 고유의 제형특허를 이미 확보했으며,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에 등록을 마쳤다. 물질특허가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공정특허를 출원해 한국·일본·호주·러시아 등에서 특허를 받았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특허 등록을 대기하고 있다. 공정특허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제조에 있어 동등성을 확보는 동시에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특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활용해 피하주사용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업 역시 알테오젠이 유일하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한다면 ‘ALT-L9’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Q. 바이오시밀러 개발 외에 기술이전 성과 또한 이어지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2개 10대 글로벌 제약사와 각각 1조6000억, 4조7000억 규모 기술 이전 계약을 완료했으며, 올해 또한 인도 인타스제약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 이전한 회사의 임상이 시작되면 올해부터 추가 마일스톤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재 다수 기업과 비밀유지 계약, 물질이전 계약 등을 체결하고 기술 이전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이전을 통한 계약금 매출과 일부 마일스톤 매출 등에 힘입어 2년 연속 흑자(별도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Q. 원동력은 무엇인가.
차별화된 기술 개발 능력과 기술 이전·제품화에 대한 임직원들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알테오젠은 창립 초기부터 10~20년 이상 경력의 단백질 공학 전문가들이 회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짧은 시간 내에 여러 바이오베터 기술을 구축하고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는 데 기반이 됐다.

Q. R&D 투자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생산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TFT를 구축하고 자금 또한 확보한 상태다. 올해 말이면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할 것이며, CDMO 사업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용기에 용액이 담긴 모습
알테오젠은 추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동등성을 확보할 계획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Q.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현재 전 세계 바이오 의약 분야를 리드하고 있는 항체 치료제는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제는 단일 항체치료제보다 항체를 이용해 항암 작용을 향상시킨 ADC(Antibody Drug Conjugate, 항체약물복합체), 이중항체 등이 바이오사업을 리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3세대 바이오시밀러 품목들인 피하 주사용 바이오시밀러가 주요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전염병, 항암 치료제 분야에서 백신이 매우 중요한 바이오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Q.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알테오젠은 이미 피하 주사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이 있고, ADC분야에서 약물 접합에 대한 효율적이고 간편한 원천기술이 있다. 이 기술들을 많은 제품에 응용하는 한편,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과도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Q. 중장기적 목표는.
개발한 제품을 상업화하기 위해 cGMP(선진 의약품제조·품질관리 기준) 수준의 플랜트를 건설하고 자체 생산 제품의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히알루로니다제 제품의 생산·판매를 통해 매출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연구개발과 기술이전 등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발전하겠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