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비만… 수술하면 당뇨약 끊을 수도"

입력 2020.11.02 07:00 | 수정 2020.11.04 09:24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비만대사수술 명의'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전경화 교수

'비만 수술'이라고 하면, 지방흡입술 등 미용수술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미용 목적이 아닌,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살을 빼기 어려운 고도비만이나, 비수술적 치료로 한계가 있는 환자는 수술적 치료로 체중감량을 도울 수 있다. 아직 비만대사수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존재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술이다. 성빈센트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전경화 교수에게 비만대사수술에 관해 자세히 물어봤다.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전경화 교수 사진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전경화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비만이 얼마나 심할 때 비만대사수술을 권유하나.

2019년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거나 ▲체질량지수(BMI)가27.5 이상이면서 제2형 당뇨병이 있으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주로 이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 비만대사수술 대상자가 되며, 이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수술 의지가 있다면 수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만약 심한 정신과 병력이 있어 치료 순응도가 낮을 것으로 판단되면 수술 대상에서 제외된다.

Q. 비만대사수술을 '미용수술'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전혀 다른 수술인가.

지방흡입술 등 미용수술과 비만대사수술은 완전히 다른 수술이다. 비만대사수술은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로, 미용수술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수술이다. 비만대사수술은 효과적으로 체중감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동반 질환을 호전할 수 있도록 도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Q. 비만대사수술 후 개선되는 것은 무엇인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를 장기간 추적관찰 했더니, 사망률이 약 30%가량 감소했다. 특히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56%, 당뇨 관련 사망률은 92%, 암 관련 사망률은 6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초과체중의 60~80%를 감량할 수 있으며, 비만으로 발생한 동반 질환의 96%를 사라지게 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외모, 사회경제적 기회, 자신감, 대인관계, 일자리 기회 등을 향상하는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전경화 교수 사진
비만대사수술은 기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비만대사수술에도 여러 종류가 있나. 장단점은 무엇인가.

비만대사수술은 기전에 따라 크게 ▲섭취제한수술 ▲흡수억제수술 ▲앞선 두 가지를 결합한 복합수술 세 가지가 있다.

섭취제한수술은 위의 용량을 줄여서 음식섭취량을 줄이고, 포만감을 식후 조기에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조절형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 등이 있다. 조절형위밴드술은 수술 합병증 발생률은 낮지만, 환자 교육과 꾸준한 외래 방문이 필요하다. 위소매절제술은 체중감소와 동반 질환 호전 효과가 좋지만, 영양 결핍이 적게 발생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다만, 위식도역류증이 심한 경우에는 시행할 수 없다. 흡수억제수술은 음식물이 흡수되는 소장을 위회해 영양분 흡수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담췌전환술' '십이지장전환술' 등이 있다. 체중감량 효과는 뛰어나지만, 수술 합병증이나 영양소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방법을 혼합한 복합수술은 '루와이위우회술'이 있다. 루와이위우회술은 혈당 조절 효과가 탁월하고,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병적 비만 환자에게 추천되는 수술법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좋아서 미국에서는 표준 수술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위우회술을 받으면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해지므로 위암 가족력이 있는 등 위암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한국인은 위암 발병률이 높아 선택 시 주의가 필요하다.

비만대사수술 설명 그림
최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위소매절제술과 로와이위절제술이다./사진=성빈센트병원 제공

Q. 최근에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법은 무엇인가.

최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위소매절제술과 로와이위절제술이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일부를 절제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위에서 분비되는 식욕조절 호르몬 분비를 감소시키는 수술이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소화기계에 해부학적인 변화가 없어 흡수 관련 영양 장애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로와이위우회술은 위 상단부를 절제해 20cc 정도의 작은 위주머니를 만든 뒤 Y자로 공장을 위와 연결하고, 100cm 정도의 소장이 우회하도록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음식물 섭취와 영양흡수를 모두 제한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체중감량과 혈당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Q. 수술 여부나 수술법을 선택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비만대사수술은 유용성과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사회적 인식과 장기 일부를 잘라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하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료진을 환자와 함께 비만 정도, 동반질환 유무를 고려해서 가장 적절한 수술법을 결정하고, 수술에 관한 포괄적 정보와 장단점, 수술 과정, 향후 관리법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상호 신뢰가 쌓여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치료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

Q. 비만대사수술을 위해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하나.

비만대사수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이다. 최신의료 기술인 복강경 술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의사의 실력이 갖춰져야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는 2018년부터 비만대사수술의 질 향상과 안정성 확립을 위해 요건을 갖춘 의료기관과 외과의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비만대사수술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 인증기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의 자격은 물론, 마취 관리 시스템이나 전문 인력 등을 갖춰야 한다. 인증 의료기관 및 인증의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만성질환이나 기저질환이 있어도 수술할 수 있나

만성질환이나 기저질환이 있어도 수술이 가능하다. 다학제 진료를 통해 여러 과와 협진해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의 위험도를 판단하고, 수술 전 처치가 필요하면 호전시킨 후 수술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한, 골관절염, 우울증, 천식, 심장질환, 각종 암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효과적인 체중감량뿐 아니라 다양한 동반 질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전경화 교수 사진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전경화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비만대사수술 전, 후에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고혈압, 당뇨병, 갑상선질환, 심장질환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미리 의사에게 알리고 지시대로 복용해야 한다. 수술 1주일 전 감기나 다른 질환이 발병했을 경우 증상 완화 후에 일정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 흡연은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폐합병증, 연결부 궤양의 원인이 되므로 최소 6주 전부터는 금연해야 한다. 수술 2~4주 전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한다. 저탄수화물 식이 만으로도 약간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간의 용적이 줄어들어 수술 난이도가 줄어든다. 개복수술로의 전환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물, 미음, 죽 등의 순서로 단계적으로 천천히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영양 결핍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양제를 잘 챙겨 먹는다. 미음을 먹을 수 있는 시기, 즉 5~7일 정도가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며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약 두 달이 소요된다. 수술 직후에는 상처 부위 약간의 불편감이 있을 수 있지만 금방 호전돼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Q. 비만대사수술 후에도 다이어트를 지속해야 하나.

효과적인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수술 후에도 식이 조절과 함께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효과적인 체중감량뿐 아니라 감량한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변화가 필요하다, ▲영양 밀도가 높은 음식을 중심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과자, 사탕, 초콜릿 등 열량은 높고 영양소 함량은 낮은 식품을 피하고 ▲과일주스, 술, 청량음료 등 고칼로리 음료수는 피하고 ▲배고프지 않을 때는 식사하지 않는다. 또한 ▲비타민 무기질 보충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하루에 1.5L의 물을 마실 것을 권한다. 정기적으로 외래를 방문해 주치의 및 영양사와 주기적으로 상담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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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전경화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Q. 비만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비만은 혼자서 감당하기엔 해결하기 어려운 병적 상태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비만 환자는 췌장 기능이 양호한 상태에서 수술받으면 당뇨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상태까지 호전할 수 있다. 식이요법, 운동, 약물치료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관리를 해도 체중감량에 어려움을 느끼고,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받고 계시다면 비만대사수술센터를 방문해 적합한 수술 방법을 상담받으시길 바란다.

-전경화 교수는?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성빈센트병원 비만외과·위장관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로부터 비만대사수술 인증의로 인정받았다. 현재 대한종양외과학회 건강보험위원회와 대한위암학화 건강보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대한위암학회 의료심사위원과 대한종양학회 교육수련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2007년 한국로슈종양학술상을 수상하고, 2009년에는 모나코 비만연구교육센터에서 연수하는 등 비만 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에는 대한위암학회에서 최우수 강연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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