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피로감+출혈 ‘면역혈소판 감소증’을 아시나요?

입력 2018.10.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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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혈소판감소증(ITP)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환자 응답. 전 세계 환자 1400명 대상 설문./그래픽=유럽혈액학회, 정리=헬스조선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가 우리 몸을 적으로 잘못 인식해 공격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면역체계의 착각은 부위를 가리지 않는다. 몸 어느 곳이든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중에서도 면역체계가 혈소판을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면역혈소판감소증(ITP, Immune Thrombocytopenic Purpura)’이라고 한다.

◇몸속 면역세포가 혈소판 공격…극심한 피로감·출혈 유발

혈소판은 원래 혈액이 적절히 응고되도록 돕는 혈액세포 중 하나다. 그러나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혈소판이 파괴되고 그 숫자가 부족해지면 면역혈소판감소증으로 진단한다. 정상인의 혈소판 수치는 15만~45만/μL지만, 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는 10만/μL 이하로 떨어져 있다.

혈소판이 감소하면 피부에 붉은색이나 보라색 작은 반점이 자주 생기거나,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피로가 느껴진다. 출혈 시 피가 멈추지 않거나, 대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여성의 경우 생리 양이 갑자기 증가하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올해 개최된 유럽혈액학회 학술대회에선 미국·중국·영국·프랑스 등 세계 14개국 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 1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환자 4명 중 3명(75%)은 ‘피로감’을 가장 심각하면서 흔한 증상으로 꼽았다. 특히 환자들이 느끼는 피로감의 정도는 7점 척도 기준에서 5점 이상으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실제, 환자들은 “몸을 꼼짝할 수 없을 정도” 혹은 “밤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호소한다.

극심한 피로감은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환자 10명 중 5명(44%)은 극심한 피로감 때문에 하루 중 절반 이상을 제대로 생활할 수 없다고 했다. 환자 10명 중 6명은 질환 때문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극심한 피로감 더는 치료가 관건

2011년~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는 2만명 당 1명 수준이다. 또한 나이 들수록 출혈 위험과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60세 이상 고령 환자는 40대 미만 환자보다 출혈 발생 위험이 32배 높다. 고령 환자의 사망률은 48%로, 40대 미만 환자군의 2.2% 대비 21배나 높다.

과거에는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 면역글로불린 같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비장절제술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혈소판 파괴를 단순 억제해 일시적으로 혈소판 수치를 증가시키는 데 그쳤다. 병이 만성화할 경우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소판 생성을 촉진시키는 기전의 치료제가 새로 출시됐다. 단순히 환자의 혈소판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에서 나아가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는 “중증 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들은 극심한 피로감과 출혈 등으로 고통 받아 환자의 삶의 질이 나쁘다”며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 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의 경우, 치료가 장기화될 수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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