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률 높아졌다는 ‘문재인 케어’…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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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신약 급여 등재율은 높아졌으나, 지나치게 까다로운 기준들이 신설돼 정작 혜택을 받는 환자는 드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사진=헬스조선DB

‘문재인 케어’가 시행된 지 1년 남짓이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가 순항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 근거로는 보장률, 즉 ‘급여 등재율’을 꼽는다. 그러나 현장에서 환자들이 체감하는 보장률과는 분명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핵심은 제한적인 급여 기준이다. 정부가 지정한 기준 밖에 있는 환자들은 여전히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범위가 늘어난 만큼 밀도가 낮아져 사각지대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환자들은 간절히 염원하던 급여 등재에도 불구하고, 막상 급여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이런 사각지대 해소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암 사망 원인 1위 폐암, 새 치료제 도입돼도 혜택은 30%만

대표적인 사례가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인 폐암이다. 폐암은 초기 진단 시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고 재발과 전이의 가능성이 높아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 10명 중 8명은 3~4기에 발견되는 것이 현실이다. 조기에 발견했더라도 수술 후 재발률이 20~50%에 달한다. 결국 대부분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에 의지하게 된다.

그동안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특정 유전적 변이가 있는 환자에 한해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내성이 문제였다. 이땐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올해 초 이런 환자들에게 효과를 내는 치료제(티쎈트릭)가 급여권이 진입했다. 환자들은 환영했다.

그러나 기대감이 허탈함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가된 적응증과 달리, 정부는 진단검사를 통해 제한적으로만 급여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환자는 전체의 30%에 그친다. 나머지 70%는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유전자 검사 결과 있어야만 사용

까다로운 급여 기준의 제한을 받는 것은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약값으로만 연간 5억원이 든다는 극희귀질환인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예로 들면, 최근 ‘솔라리스’라는 약이 유일한 치료제로 급여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동을 걸었다. 급여 기준에도 없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승인을 결정한 것이다.

몸 전체의 미세혈관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면서 뇌·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가 심각하게 망가지는 증상이 같아도, 유전자가 발견돼야만 급여 혜택을 주는 상황이다. 환자들은 심평원이 5억원에 달하는 약값 때문에 유전자 검사라는 문턱을 만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지난달 이 유전자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한 환자는 고작 2명이었다.

◇난치질환 ‘크론병’

크론병 치료제 ‘킨텔레스’도 같은 상황에 처했다.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어느 부위라도 궤양이 발생할 수 있는 난치질환이다. 주로 10~20대의 젊은 연령에 발병해 평생 지속된다.

그동안 크론병은 TNF-α 억제제 계열의 약이 유일한 생물학적 치료제였다. 그러나 이 치료로 질환 관리에 실패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 발생 부위만 표적 치료하는 약(킬텔레스)이 출시됐다. 정부는 급여를 결정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여기에도 조건을 달았다. ‘14주 이내에 크론병 활동성 지표인 CDAI 점수가 70점 이상 감소 또는 25% 이상 감소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급여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킨텔레스 투여 6개월 이후부터 반응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4주 반응률로만 치료를 지속할지 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크론병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