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안 듣는 난치성 위식도 역류질환자, 내시경 시술로 치료합니다."

입력 2018.09.17 07: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위식도 역류질환 명의'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식습관이 바뀌고 비만 인구가 늘면서 위식도 역류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기준 427만 5198명에 달한다. 2013년 352만 2008명과 비교하면 21% 증가한 수치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흔한 병이지만, 약이 안 듣는 난치성 환자도 있고, 생활습관 교정 없이 약에만 의존해 평생 재발이 반복되는 환자도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 명의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부이사장)를 만나 위식도 역류질환의 치료법 등에 대해 들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분당차병원 제공

Q. 위식도 역류질환은 왜 증가하고 있습니까?
A.
위식도 역류질환은 소화기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증상이 가슴쓰림, 신물 역류 같은 전형적인 증상 외에 기침·흉통·목 이물감 같은 식도 외 증상이 나타납니다. 내시경을 해도 절반 이상은 식도 점막 손상 같은 소견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로 증상에 의존해 진단을 합니다. 증상이 다양하다 보니 진료과도 소화기내과·외과·이비인후과·가정의학과·정형외과 등으로 많습니다. 증상, 진료과가 많고 흔한 병이다 보니 의사들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쉽게 진단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성질환 약, 예를 들어 아스피린이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경우도 가슴쓰림 등의 증상을 많이 호소하는데, 이럴 때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Q. 위식도 역류질환이 과잉진단돼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습니까?
A.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이 되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비싼 치료제를 필요 없이 남용하게 됩니다. 결국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실제 위식도 역류질환 주요 치료제인 PPI제제(양성자펌프억제제) 시장은 지난 1년(2017년 3분기~2018년2분기) 간 3100억 규모로 4년 전에 비해 40% 급성장했습니다. 불필요하게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서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도 있습니다. PPI제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골다공증, 골절, 위장관 감염, 치매, 관상동맥질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진단을 내리나요?
A.
대개 위식도 역류질환의 증상(가슴쓰림, 산 역류)이 있거나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보이면 진단을 합니다. 약물은 치료용이지만 진단 목적으로도 사용합니다. 위내시경으로 식도 점막 손상을 확인해 진단을 내릴 수도 있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식도 점막 소견이 없습니다. 위내시경의 한계 때문에 식도 조영술이나 식도운동검사(카테터를 넣었다가 빼면서 식도 운동 정도를 살피는 것), 엔도플립(식도 하부 압력을 살피는 검사), 24시간 산도(PH) 검사(코를 통해 얇은 관을 위까지 넣어 24시간 동안 위와 식도 부위의 산도 변화를 살핌) 같은 정밀 검사를 해야 합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분당차병원 제공

Q. 위식도 역류질환이 다른 식도 질환과 헷갈리는 경우가 있나요?
A.
임상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위식도 역류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을 갖고 있지만, 정밀 검사를 해보면 식도이완불능증, 식도 경련 등 식도 운동 질환으로 진단되거나 식도암으로 진단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병원에서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 738명을 정밀 검사한 결과 17.3%(128명)의 환자가 위식도 역류질환이 아닌 음식이 식도에서 위로 넘어가는 길목인 식도위접합부가 잘 열리지 않는 식도위접합부 유출장애 환자였습니다. 또한 위식도 역류질환자는 목 이물감이나 헛기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 후두염·비염으로 잘못 진단되기도 합니다. 위산 역류로 흉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어 협심증 같은 심장 질환을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오진하기도 합니다.

Q. 위식도 역류질환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A.
주로 위산분비 억제제를 복용합니다. 위산분비 억제제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양성자펌프억제제입니다. 이 약은 복용하면 약효가 잘 나타나 약에 의존하는 사람이 많지만 약을 중지하거나 감량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약을 3개월간 복용했는데 증상이 50% 이상 경감되지 않으면 난치성 위식도 역류질환자도 꽤 있는데, 이들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을 오래 앓아 식도가 손상돼 바렛식도(식도암 전단계)나 식도협착 등이 있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Q. 난치성 위식도 역류질환자에게 시행하는 내시경 시술이나 수술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내시경 시술이나 수술은 모두 식도로 위 내용물이 넘어오지 않도록 식도와 위 접합부위를 조여주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많은 미국에서 주로 하는 치료법은 고주파 치료법입니다. 고주파로 식도 내부를 지져서 국소적인 화상을 입혀 신경 전달 통로를 차단, 하부 식도 괄약근의 이완 감소 효과가 있는 치료법입니다. 또한 제가 도입해 국내에서 하고 있는 항역류 점막 절제술이 있습니다. 내시경으로 하부 식도 점막 일부를 도려내면 점막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점차 오므라들면서 느슨했던 위식도 접합부를 조여지면서 위식도 역류질환이 완화되는 시술법입니다. 외과에서 복강경을 이용해 위와 식도 접합 부위를 좁혀주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조주영 교수/분당차병원 제공

Q. 위산분비 억제제인 PPI제제는 골절,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가 있는데, 장기간 복용해도 문제가 없나요?
A.
PPI제제는 일반적으로 안전합니다. 그러나 장기간 사용시에는 골다공증, 골절, 위장관 감염, 치매, 관상동맥질환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찰을 해야 합니다. 또한 장기간 사용 시에는 가장 낮은 유효 용량으로 투여해야 합니다.

Q. 위식도 역류질환을 예방하는 생활습관에 대해 알려주세요.
A.
한국인들은 맵고 짜게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저하시켜 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고지방식이, 술, 담배, 커피, 탄산음료, 레드와인, 주스, 초콜릿, 박하 등의 섭취는 하부 식도 괄약근의 수축을 저해해 위식도 역류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밖에 평소 먹었던 음식 중에 신물이 올라오는 등 증상을 일으키는 음식이 있다면 피해야 합니다. 가슴쓰림과 산 역류 등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식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나타나므로 음식 섭취 후에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높은 베개 사용하기, 왼쪽으로 눕기, 복압을 증가시키는 운동 피하기, 스트레스를 낮추는 생활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비만은 복압을 증가시키므로 꼭 체중 감량을 해야 합니다.

조주영 교수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분당차병원 내시경센터장이다. 소화기 내시경 치료 분야의 손꼽히는 명의로 인정받고 있으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차기 이사장이다. 조주영 교수는 2006년부터 위 점막하 종양, 위식도 협착, 위식도 정맥류, 위암, 식도무이완증 등 다양한 소화기질환에 대한 연구로 미국소화기학회 교육비디오상을 수상했다. 8회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조주영 교수의 교육비디오들은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 교육센터를 통해 상영 및 판매되고 있으며 전세계 소화기내과 의사들에게 지침서가 되고 있다.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괄약근이 열리지 않아 음식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는 식도무이완증을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하는 술기를 2011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개흉 수술을 대신할 수 있게 됐다. 난치성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서도 식도 부위를 절제 해 새살이 차오르게 하는 내시경 수술법을 개발해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