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Statin)이 간암 발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세브란스병원 강은석(내분비내과)·남정모(예방의학) 교수팀은 당뇨병환자를 비롯한 간암발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스타틴을 사용한 결과 간암 위험도가 크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간질환 학술지인 '유럽 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IF 12.5)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남녀 중 새롭게 간암이 발병한 1642명과 질병조건이 비슷한 8210명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스타틴 복용군이 스타틴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간암 발병에 노출될 ‘위험도’(Odds ratio)가 56%나 낮은 결과를 얻었다.
또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두 분석그룹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스타틴 약물을 쓰는 그룹이 안 쓴 그룹보다 간암 발병 상대위험도가 동일하게 낮았다. 특히 스타틴 누적 복용량에 따라 간암 발병 위험도가 반비례 낮아지는 결과를 얻었다.
이어 연구팀은 당뇨병환자 그룹에서도 스타틴 사용 유무에 따른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스타틴을 복용하는 당뇨병환자들의 간암발병 위험도가 그렇지 않은 그룹에 72%나 감소했다. 합병증을 동반한 당뇨병환자의 경우 위험도 감소폭이 66%, 그리고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환자의 경우 위험도가 81%나 줄었다. 비(非)당뇨병환자 그룹에서도 스타틴을 사용할 경우 간암발병 위험도가 47%나 낮아졌다.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간암의 고위험군인 당뇨병환자와 간경변증환자 중 스타틴 사용군에서 간암 발병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첫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단, 연구팀은 간암 발병 감소를 위한 예방적 차원의 스타틴 약물 복용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석 교수는 "스타틴 약물 적응증이 없는 일반 환자에게 간암예방을 위한 스타틴 복용이 적절한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