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5명 중 1명, 장기작용 안정제 복용… 낙상 위험 커

입력 2017.02.16 06:00

우울증·불안장애·수면장애 약물
몸 과도하게 진정시켜 균형 잃어
어지럼증 생기면 의사와 상담을

국내 65세 이상 노인 중 낙상이나 대퇴부 골절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는 안정제(벤조다이아제핀계 장기작용 약물)를 처방받는 환자 수가 인구 1000명당 205.4명으로, OECD 국가에서 해당 약물을 처방받는 평균 환자 수(인구 1000명당 62명)의 약 3.3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나타났다.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이란 우울증·불안장애·수면장애 등에 처방하는 약물로, 뇌의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며 특히 노인에게 많이 처방된다.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을 대상으로 부적정하게 처방 된 약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게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28.9%)이었다.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 중 약효 지속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을 벤조다이아제핀계 장기작용 약물이라 한다. 노인이 주로 처방받는 수면진정제 '플루라제팜'은 체내로 들어온 후 40~250시간이 지나야 약효가 절반으로 줄어들 정도로 약효 지속시간이 길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는 "노인들은 주로 잠자리에 들기 전 약을 복용하는데, 약효 지속시간이 길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약이 체내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몸을 과도하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균형감각을 잃고 낙상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신체 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여러 종류의 약을 한 번에 먹기 때문에 젊은 사람보다 체내에서 약이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부작용 위험이 더 크다.

65세 이상 노인 중 벤조다이아제핀계 장기작용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낙상 예방을 위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가급적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좋다. 전홍진 교수는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은 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부작용이 걱정된다고 약을 함부로 끊으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약 복용 중 어지럽거나 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심하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복용량을 천천히 줄이거나 의존성이 적은 약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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