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11.17 15:02

수면 건강

코를 고는 남자와 베게로 귀를 막고 있는 여자의 모습

함께 잠을 자는 사람이 밤새 ‘드르렁’ 큰 소리로 코를 골면 시끄러워 잠을 자기 어렵다. 그런데 코골이는 타인의 숙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코를 고는 당사자의 건강에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집중력 저하·두통·성기능 이상을 유발하고, 심지어 얼굴 모양까지 변화시키는 코골이의 원인과 치료법, 예방을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을 알아본다.


노화·비만 등이 코골이 주요 원인

우리나라에서 습관적으로 코를 고는 사람의 수는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코를 고는 셈이다. 코를 고는 이유는 숨을 쉬는 공간인 상기도(비강, 인두, 후두)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이다. 보통 나이가 들어 기도 내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늘어나거나, 비만으로 기도 주변의 구조물이 늘어나 기도가 좁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그뿐만 아니라 턱 구조나 공간이 작아 혀 뿌리가 기도쪽으로 밀리거나, 혀 크기가 선천적으로 커서 기도를 막는것도 코골이의 원인이 된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상기도가 좁아진 상태에서 숨을 쉬면, 혀·목·입천장 등이 떨려 소리가 난다.

코골이를 단순히 ‘잠을 설치게 하는 시끄러운 소리’ 정도로 생각해 방치하면 안 된다. 코골이가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가 1시간에 5번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피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코를 고는 사람 중 고혈압 증세가 계속되거나, 당뇨병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도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낮잠을 자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극심한 피로감 ▲심각한 오전 두통 ▲이유 없는 어지럼증 ▲성욕감퇴 ▲발기부전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체내 산소 공급을 어렵게 해 각종 문제를 유발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수면 중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저산소증이 생기면 심근경색, 고혈압,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우리 몸은 원활한 산소 공급을 위해 막힌 숨을 내쉬려고 힘을 쓰는데, 이 과정에서 뇌졸중이나 고혈압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면이 중간중간 끊어질 때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도 커진다. 고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잦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겪는 사람은 만성기관지염에도 취약하다. 신철 교수팀은 40~69세 성인 4000여 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조사했다. 그 결과, 1주일에 6일 이상 코를 고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기관지염 발생 확률이 1.68배로 높았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경우 1주일에 6일 이상 코를 골 경우 만성기관지염 발생 위험이 정상인의 2.9배였다.


코 골 때 소리가 나는 이유

코 골 때 소리가 나는 이유 숨쉬는 공간인 상기도(비강, 인두, 후두)가 좁아지거나 막힌 상태로 공기를 들이마시면 혀·목·입천장 등이 떨려 소리가 난다.

숨쉬는 공간인 상기도(비강, 인두, 후두)가 좁아지거나 막힌 상태로 공기를 들이마시면 혀·목·입천장 등이 떨려 소리가 난다.


코골이, 체내 산소 농도 따라 4단계로 구분

코를 곤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코골이는 몸안의 산소 농도 등에 따라 ‘단순 코골이’에서 ‘무호흡 코골이’까지 4단계로 나뉘기 때문이다. 1단계에 속하는 ‘단순 코골이’는 건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고, 체내 산소 농도도 정상이기 때문이다. 단순 코골이의 경우 숙면을 취하는 데 있어 코골이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단계는 ‘상기도저항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호흡제한 코골이’다. 코 고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코 고는 소리가 안 날 수도 있다. 호흡과 체내 산소 농도도 정상이다. 하지만 잠에 깊게 들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마름 ▲성기능 감소(남성) ▲심한 감정 기복 ▲불면증 ▲두통 ▲어지럼증 등이 생긴다면 코골이 2단계를 의심할 수 있다.

호흡에 문제가 생기는 순간부터 3단계에 포함된다. ‘저호흡 코골이’라고 하는데, 호흡을 통한 공기 유입이 정상적인 상태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깊은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몸안의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들이 마시는 숨과 내쉬는 숨의 산소포화도가 3% 이상 차이 난다.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수시로 졸린 것이 특징이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집중력 저하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4단계는 ‘무호흡 코골이’다. 잠을 잘 때 간혹 숨길이 완전히 막혀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현상이 생긴다. 10초 이상 숨이 막히는 횟수가 1시간에 5~15회면 경증, 16~30회면 중등도, 30회 초과 시 중증 수면무호흡으로 진단한다. 호흡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체내 산소포화도도 3단계에 비해 더 떨어진다. 수면무호흡이 길어지면 체내 산소 부족 현상으로 각종 장기의 손상이 진행된다.


주간졸림증 자가진단표

코골이 치료, 원인 부위 따라 다양해

코골이 치료는 우선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한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보통 수면다원검사와 수면내시경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수면다원검사란 수면 중 생리지표를 종합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으로 무호흡의 정도, 혈압, 혈액 내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수면내시경검사는 코 안쪽의 어떤 부위가 좁아져 코골이를 유발하는지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검사다.

이후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구분된다. 숨을 쉬는 통로 중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겼는지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코골이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에 따른 치료법을 알아본다.


코가 휘어진 상태라면 공기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코골이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코를 수직으로 세워 콧속 숨길과 관련된 비중격을 곧게 만들어주는 수술을 고려한다. 만일 콧속 근육(비갑개)이 비대해져 숨길이 좁아진 상태라면 비갑개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구개편도, 연구개 등 목 주변 근육이 비대해지는 것도 코골이 원인이 된다. 또한 노화 등으로 목 근육 탄력이 떨어지면 숨을 쉴 때 수축과 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숨쉬기 어려워진다. 이 경우 기도 근처의 비대해진 근육을 교정하거나 잘라내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일, 연구개 근육이 처져서 자꾸 움직이는 경우라면 잠잘 때 구강 내 장치를 이용해 연구개가 덜 흔들리게 하면 코골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턱·치아 아래 치아가 타원형이 아닌 삼각형으로 배열된 경우 혀 놓일 공간이 부족해 혀가 목구멍 쪽으로 말려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코를 골게 되는데, 치아 교정을 하면 치아 배열을 둥글게 만들어 혀 위치를 교정할 수 있다. 만일 아래턱이 좁은 경우에는 입과 기도 사이 숨길이 좁아져 코골이가 생길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한 경우라면 아래턱을 앞으로 끌어당기는 수술로 기도를 넓혀준다.


혀가 선천적으로 두껍거나, 노화로 혀가 커진 사람은 잠잘 때 혀가 뒤로 처지면서 기도를 막기 때문에 코를 골게 된다. 이 경우 혀를 잡아당겨 아래턱에 고정하거나, 호흡을 방해하지 않도록 혀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법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 잘 때 혀 뒷부분이 기도 쪽으로 밀려 호흡이 어려울 경우 비수술적 치료법인 양압산소흡입기가 효과적이다. 양압산소호흡기는 산소마스크 모양의 장비로 코에 공기를 공급해 숨쉬는 것을 원활하게 해준다. 양압호흡기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감소된 체내 산소 농도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미국 수면학회에서는 심혈관장애를 겪거나 고위험자에게는 1차적으로 양압기 치료를 권장한다. 양압호흡기는 양압기 전문 요원이 있는 병원에서 의사 조언에 따라 훈련해야 효과적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호흡기를 착용한 남자

코골이 예방 생활습관 TIP

코골이는 적절한 치료와 함께 평소 코골이 개선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는 자세, 운동 등 코골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팁을 알아본다.


옆으로 누워서 자기

똑바로 누워 자면 중력에 의해 혀가 뒤로 밀려나기 때문에 목구멍이 더 좁아질 수 있다. 따라서 낮은 베개를 사용해 목이 꺾이지 않게 하거나 옆으로 돌아누워 잠을 자는 것이 좋다. 실제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수면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80%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장 이상적인 수면자세는 목 뒤는 6cm, 어깨는 2cm 이상 올리고 측면으로 누운 각도를 30°로 유지하는 것이다.


입벌림 방지 마스크 사용하기

똑바로 누운 채 잠을 자면 중력 탓에 입을 벌리게 된다. 그런데 입을 벌리면 혀가 중력 탓에 뒤로 밀려들어가 기도를 막게 되고,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의 원인이 된다. 이때 입벌림 방지 마스크를 사용하면 입이 벌어지는 것을 막아줘 구강 내 음압 탓에 혀가 뒤쪽으로 밀리지 않게 된다. 다만 입벌림 마스크는 가벼운 코골이인 사람이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주 5회 빨리 걷기 운동으로 다이어트 하기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실제로 목둘레가 17인치(43.2cm)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어트는 1주일에 0.5~1kg를 감량하는 것이 좋은데, 다양한 운동 중에도 빨리 걷기가 도움된다. 빨리 걷기를 하면 호흡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목구멍 근육의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주일에 5일, 하루 3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잠들기 직전에 운동하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운동은 잠자리 들기 6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꾸준한 혀·입술 근육 운동

지난해 수면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혀·입술 근육 운동만 잘해도 소아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62%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혀의 힘이 세지면 혀 뿌리가 뒤로 밀려가 기도를 막을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아래 소개된 운동법(그림)을 10초씩 하루 10회 정도 반복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운동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2년 정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혀·입술 근육 운동

‘코골이’ 진실 혹은 거짓

실제로 코를 고는 것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도 적지 않다. 코골이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코골이가 성기능을 떨어뜨린다? YES

코골이는 성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 수면 중 산소를 제대로 들이마시지 못하면 저산소증으로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진다. 그런데 이러한 심혈관질환은 발기부전, 성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심한 코골이를 겪는 사람은 성기능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크다.


낮잠을 자면 코골이 증상이 줄어든다? NO

피곤한 날에는 특히 더 심하게 코를 고는 사람이 있다. 이 때문에 낮에 잠을 자두면 피로감이 줄어들어 코골이 증상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낮에 잠을 자면 저녁시간에 원활한 숙면을 방해해 코골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도 코골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면 시 상기도 근육 긴장도가 줄어들어 폐쇄가 심해지고, 그 결과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나이 들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YES

나이는 코골이 증상 악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나이가 들수록 혀가 커지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기도 주변의 근육이 탄력을 잃어 코를 더 많이 골게 된다. 특히 폐경 여성의 경우 기도 주변의 근육을 탄탄하게 유지해주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듦에 따라 코골이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다.


약국에서 파는 코골이치료제로 완치가 가능하다? NO

약국에서 진단서 없이 구입 가능한 코골이치료제는 단순 코골이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코 점막을 촉촉하게 만들어 숨쉬기 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심각한 상태라면 약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수면무호흡증은 편도가 비대해지거나 목젖이 늘어진 경우, 안면 구조가 비정상적인 경우 등인데, 약국에서 파는 치료제는 코 점막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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