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 들여다보기

‘건강식단’으로 불리는 지중해식 식단은 올리브, 채소, 생선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올리브는 기름으로 섭취되기도, 열매로 섭취되기도 하며 식단에서 빠지지 않는 주요 식품이다. 노화방지, 고혈압 예방, 항산화 효과 등 알려진 건강 효능이 무궁무진해 일명 ‘슈퍼푸드’로 불린다. 올리브의 건강 효능과 열매·기름으로 섭취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올리브

올리브는 올리브나무(학명: Olea Europaea)의 열매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유역의 요리에서 많이 쓰인다. 성경의 땅 이스라엘에서는 올리브나무를 성스러운 나무로, 평화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있다. 올리브 나무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가운데 하나였다. 성경에는 올리브를 음식에 사용하고 기름을 짜서 머리에 바르기도 했으며, 상처에 바르는 약이나 등잔을 밝히는 기름으로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올리브엔 뭐가 들었을까

올리브는 지중해 음식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전체 열량의 80~85%가 지방이지만 대부분이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인데다, 항산화 효능이 풍부해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올리브에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들었기에 건강한 열매로 일컬어지는지 살펴봤다.


올레산(Oleic Acid)

올레산은 단순불포화지방산으로 올리브에 함유된 지방산의 약 77%를 차지한다.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는 올레산은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는 낮추고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의 농도는 저하시키지 않는다. 동맥경화 및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올레산은 모유에도 많이 함유된 지방산인데 아기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데 도움이 된다. 올레산은 체내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데, 뼈의 밀도가 약해져서 발생하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리놀레산(Linoleic Acid)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리놀레산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지방산이라서 음식물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체중감량과 근력강화에 도움을 준다. 지방 세포가 커지는 것을 막고, 근육의 생성을 도모하며, 지방 세포의 산화를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폴리페놀

올리브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항산화 성분이다. 항산화 작용과 활성산소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폴리페놀은 혈소판 응결을 막아주고, 혈관을 확장해주며 염증을 방지한다. 기름을 정제하면 없어지는 성분이라서, 올리브 열매나 올리브 열매를 그대로 압착한 엑스트라 버진 오일에 가장 많다.


토코페놀

올리브에 함유된 페놀성 화합물인 토코페놀도 항산화 작용에 도움된다. 이 성분은 지용성 비타민으로 항산화와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활성산소에 대한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를 보호하고, 혈행을 개선해 각종 질병을 예방 또는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 하더라도 무엇이든 과유불급인 법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김소연 영양팀장은 “절인 올리브 열매는 중간 크기 10개 섭취시 50kcal이며, 올리브오일 1작은술(5g)은 45kcal이므로 고열량 식품군에 속한다”고 말했다. 건강에 좋다고 과잉 섭취할 경우 다이어트하거나 비만인 사람에게는 도움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올리브 과육과 올리브오일, 뭐가 더 좋을까?

올리브는 올리브오일 형태로 섭취되기도 하며, 절여서 열매 통째로 식용되기도 한다. 같은 올리브지 만 혹시 영양학적 측면에서 다르지 않을지 궁금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올리브 의 전체 구성 성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 함량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김소연 팀장은 “올리브와 올리브오일 둘 다 단일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의 함유량이 많다”며 “뭐가 더 나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기호에 맞게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올리브 열매는 보통 절인 가공물로 섭취한다. 샐러드나 피자, 오븐요리 등의 토핑으로 사용하면 적당하다. 올리브오일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인 경우 샐러드로 활용 가능하다. 이외에는 각종 볶음, 구이 등 요리에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올리브 열매

올리브 과육, 절이는 과정에서 나트륨 함량 높아져

올리브 열매는 연둣빛을 띠다가 익으면서 진녹색으로 변하고, 이어 진보라에 가까운 검은 색으로 변한다. 올리브 색이 반드시 익은 정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린에서 블랙으로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품종에 따라 다 익은 후에도 그린으로 남아 있 는 경우가 있고, 익지 않은 상태에서도 블랙을 띠는 올리브가 있다. 품종이 다른 것일 뿐 영양적 측면에선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그린올리브가 블랙올리브에 비해 식감이 단단하고 아 삭한 편이다.

어떤 올리브를 먹든 나무에서 갓 딴 올리브 열매를 생으로 먹기는 어렵다. 쓴맛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쓴맛을 없애기 위해서 올리브 열매를 절이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큐어링(Curing) 또는 피클링(Pickling) 과정이라 한다. 소금, 소금물, 알칼리 용액에(수산화나트륨) 절여서 쓴맛을 내는 올러로핀(Oleuropein) 과 페놀 화합물(Phenolic Compounds)을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나트륨 함량이 높아지고, 폴리페놀이 많이 제거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큐어링이 끝난 올리브는 병이나 캔에 담아 판매된다. 병에 들어 있는 절인 올리브를 구매한 후에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다른 용기에 옮겨 담을 경우 올리브만 건져서 담으면 상태가 변할 수 있으니, 함께 들 어 있는 액체를 넣어주는 것이 좋다.


올리브오일

올리브오일, 정제 거치지 않은 올리브오일 선택해야

올리브오일는 열을 가하지 않고 물리적인 힘 을 가해 과육을 압착해서 짜낸다. 그래서 열로 인한 산화가 일어나지 않고, 이 과정에서 토코페놀 같은 항산화 물질의 손실이 거의 없다. 올리브오일는 산도(Acidity)에 따라 크게 버진 (Virgin)과 퓨어(Pure)로 등급이 나뉜다. 산도는 신맛이 강한 정도를 나타낸다. 산도가 낮은 버진은 최상급 열매로 만드는 오일로, 전체 생산량의 10%에 못 미친다. 진녹색을 띠며 향이 짙다. 버진은 다시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과 일반 버진(Ordinary Virgin)으로 나뉜다.

올리브오일 중에서 엑스트라 버진은 올리브 열매를 처음 압착한 기름으로 100% 압착유다. 화학적 과정을 거친 정제유가 들어 있지 않으며, 0.8% 이하의 산도를 가지고 있다. 버진 올리브오일은 2% 이하의 산도이며, 엑스트라 버진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기름이다. 그 외에도 화학적 처리로 정제한 올리브오일도 있는데, ‘퓨어’란 말을 붙이거나 아무런 수식어가 없다. 압착해 얻은 올리브오일보다 맛과 향이 덜하다. 또한 화학적 정제 과정을 거치면서 항산화 성분이 빠져나갈 수 있다. 올리브오일의 좋은 효능을 그대로 누리고 싶다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올리브오일을 보관할 때는 어둡고 서늘한 곳이 좋다. 올리브 오일은 열과 빛,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산화되어버린다. 5~25℃ 정도의 상온에서 뚜껑을 닫아 보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