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낫는 영양 수액인 줄 알았는데, 스테로이드 주사?

입력 2016.05.18 08:45

일부 병의원서 오남용 사례… 계속 쓰면 증상 악화·면역 저하

직장인 이모(35)씨는 최근 피로가 너무 심해 한 의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의사는 '몸살 수액주사'를 추천했다. 의사는 "증상에 맞춰 여러 영양제를 칵테일 한 주사"라고 말했다. 수액주사를 맞자마자 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이씨가 간호사에게 몸살 주사 성분을 물었더니 "스테로이드와 비타민B·C 등이 같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았다는 말을 듣고 이씨는 깜짝 놀랐다.

병의원에 가면 피로·숙취·피부 미용 등에 좋다며 영양 수액주사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 병의원에서는 피로 회복 등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덱사메타손' 같은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를 같이 놓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감기나 몸살이 잘 떨어진다고 유명한 병의원 중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쓰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로회복 등에 쓰는 영양 수액주사에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피로회복 등에 쓰는 영양 수액주사에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사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스테로이드는 원인 모를 급성 염증질환이 있을 때, 당장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쓰는 것이다. 항염증 효과가 있어 근육통 개선, 피로 회복 등에 '반짝'하는 효과가 있다. 차움 가정의학과 김종석 교수는 "감기나 몸살에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은 정형화된 치료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통합기능의학연구회 박석삼 회장(바로척의원 원장)은 "스테로이드는 원인에 대한 치료 없이 급성 염증만 순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라며 "한두 번은 별 문제가 없더라도 계속되면 면역력과 대사 기능을 떨어뜨려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를 오남용하면 얼굴이 보름달처럼 커지는 쿠싱증후군,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골다공증, 피부가 얇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영양 수액주사는 몸 전체 대사와 불균형을 찾아 피로, 통증 등 불편한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특징이다. 박 회장은 "자연치유력을 높이기 위해 하는 요법인데,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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