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당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입력 2015.12.11 09:23

Q 의료사고를 당한 것 같아요. 부친이 심장수술을 받다가 돌아가셨어요. 수술 전, 의료진이 사망할 정도의 병은 아니라고 했거든요. 문제가 있다면 수술 중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된 건지, 왜 사망에 이른 것인지 여부를 알고 싶어요. 사고가 맞는 것 같을 때 소송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청진기와 판결봉(사진 셔터스톡)
청진기와 판결봉(사진 셔터스톡)

A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의료사고 가능성 측면만 생각해본다면 수술 중 약물이나 전신마취가 원인이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을 넣기 위해 관(管)을 삽입할 때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의료사고 여부를 판단해보려면 몇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우선 환자가 모르는 의학적 처치가 들어갔는지 떠올려보세요. 의료진은 환자에게 의료행위의 전과정(검사·진단·수술·치료 등)에 대해 반드시 설명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병인지, 의료진이 시행할 치료와 해당 치료의 부작용·후유증·위험성 등은 무엇인지 꼭 환자가 알아야 하죠. 여기에 대해 환자 또는 보호자가 동의해야 치료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처치 중 의료인의 과실이 있었는지, 다른 원인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의무기록 사본을 요청하세요. 의무기록은 환자의 상태와 치료 경과에 대한 의료진의 기록입니다. 법적으로 규격화된 양식이 있는 게 아니라 병원마다 다르지만 보통 외래·수술·경과·응급·입원·퇴원·신체검사·마취·중환자실 경과·간호 등의 항목으로 구분돼 의학적 처치와 환자 상태가 기록돼 있습니다.

간호사와 의사가 따로 작성하기도 합니다. 다만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는 꼭 기재돼야 하는 내용이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의무기록은 의료분쟁 해결 과정에서 의료사고의 원인을 입증하는 자료가 됩니다. 의무기록과 함께 검사 결과, 방사선 필름 등 검사기록도 함께 요구하는 게 좋습니다.

의료사고라고 판단된다면 그 즉시 물증과 증인을 확보하세요. 담당 의료진에게 해당 의료행위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고,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들으러 가서 의료진의 동의를 구한 뒤 녹취를 하세요. 이후 의료사고라고 생각하는 의료행위가 일어나게 된 계기부터 시간 순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해두세요. 정보를 얻을 때마다 녹화나 사진촬영을 해놓는 것도 잊지 마세요. 사고경위서도 준비해 놓는 게 좋습니다. 해당 의료행위가 발생한 시점과 위치, 행위자, 행위 전후의 진행 과정 등을 상세하게 적어두세요.

환자가 살아 있다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습니다. 옮길 병원은 환자와 가족이 직접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원래 있던 병원이 추천하는 곳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아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轉院)은 의료과실을 밝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새로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어떤 의학적 처치가 문제였는지 추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있던 병원보다 상급병원으로 갈 경우 진료기록, 검사일지, 방사선사진 등을 챙겨 가세요.

전문가의 도움도 받으세요. 일반인은 의료진에 비해 의학적 지식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단체, 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변호사협회 등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합의, 민사소송, 형사고소 등이 있습니다. 합의는 의료진과 환자가 스스로 할 수도 있고요. 소비자단체나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및 법원에 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지요.

합의나 조정이 잘 안 되면 민사소송 또는 형사고소·고발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은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채무불이행(의료행위를 하기로 환자와 계약한 바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와 불법행위(의료행위 중 의료인이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로 나뉩니다. 형사고소 및 고발은 국가에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의료사고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고소·고발할 수 있습니다. 환자 사망 또는 상해가 아닌 위법행위로는 허위진단서 작성, 업무상 비밀누설, 허위로 진료비 청구, 낙태 등이 해당됩니다.

Tip. 의료분쟁 예방하려면
의료사고인지 의심되는 일 없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의학적 처치를 받는 게 가장 좋겠지요. 이를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기억해두는 게 좋겠습니다.

의사를 선택할 때는 환자 스스로 다양한 정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주치의를 선택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전문의가 좋겠지요. 진료 받을 때 궁금한 게 있다면 꼭 풀고 넘어가세요. 모든 의학적 처치 과정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검사받기 전에는 검사 목적과 부작용을 숙지하세요.

수술이 필요하다면 수술 경과와 합병증, 대처방법을 알아두는 게 먼저입니다. 수술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면 다른 전문의의 견해도 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등을 할 때는 보호자와 함께 하세요. 검사받을 때 환자는 의사표시를 마음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보호자가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파악하며 의사에게 알리고, 검사 장비 사용을 올바르게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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