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섭취하면 노화 증상 개선 도움 서해안 천일염 아홉 번 구운 '인산죽염' 하버드대 암센터서 '항암 효과' 입증
소금은 밀가루·설탕과 함께 건강을 해치는 '삼백(三白)' 식품으로 꼽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소금을 적게 먹으라"고 권고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전 세계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음식을 덜 짜게 먹을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5g(나트륨 2g)으로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10~12g)보다 훨씬 적다. 미국 식생활지침이 권고하는 소금 섭취량은 2010년 1.5g에서 올해 2.3g으로 늘었는데, 미국인이 즐겨 먹는 수프 한 그릇의 평균 소금 함량이 2.2g인 것을 감안하면 많지 않은 양이다. 소금이 정말 우리 몸에 독(毒)으로만 작용하고 이로운 효과를 전혀 안 낸다면, 우리는 소금을 아예 먹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닐까?
◇천연 미네랄 든 천일염으로 바꿔야
소금과 관련된 여러 질문에 대한 해답은 '소금의 종류'에서 얻을 수 있다. 소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그 중 하나는 99% 이상이 염화나트륨(NaCl)으로 이뤄진 '정제염(精製鹽)'이다. 바닷물을 전기 분해해 염화나트륨을 얻어낸 후, 불순물을 없앤 소금이다. 정제염에는 미네랄이 거의 들어 있지 않아서 몸에 이로운 효과를 못 낸다. 수분을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서 정제염을 섭취하면 혈관 안으로 수분이 몰려 혈압이 높아지고, 소변으로 나올 때 칼슘까지 배출시키므로 뼈 건강에도 해롭다.
반면 '천일염(天日鹽)'은 바닷물을 그대로 농축시켜 얻어낸 소금으로,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몸에 꼭 필요한 마그네슘·아연·칼륨 같은 미네랄이 들어 있다. 독성 물질을 중화시켜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천일염을 대나무에 넣어 황토로 입구를 막고 아홉 번 구워내면 죽염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죽염을 꾸준히 섭취하면 여러 신체 증세를 예방·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은 인산죽염 만드는 과정. / 조선일보DB, C영상미디어
◇"죽염에 항산화 기능 있어"
천일염의 좋은 기능을 최대로 올리고, 미량이라도 있을지 모르는 중금속을 제거한 게 '죽염(竹鹽)'이다. 천일염을 대나무에 넣어 구우면 죽염이 된다. 죽염은 여러 건강 효과를 낸다. 지난해 목포대 천일염연구센터 함경식 교수는 "죽염에 항산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함경식 교수는 이미 노화가 진행된 쥐에게 여러 종류의 소금을 먹인 뒤, 인지 능력을 비교했다. 쥐를 일정한 공간에 풀어 놓고, 새로운 물건이 생겼을 때 이를 알아차리는 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그 결과, 죽염을 먹은 쥐만이 새로운 물건과 헌 물건을 구별했다. 함 교수는 "노화 때문에 지방산화물이라는 게 뇌에 쌓이면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기능이 떨어진다"며 "죽염을 먹으면 지방산화물 생산이 저하되고, 몸속에 항산화 효소가 많이 생겨서 노화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항산화 기능 덕분에 암·염증질환 같은 질병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각종 미네랄 풍부한 '인산죽염'
좋은 죽염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천일염을 써야 한다. 죽염 생산·판매처인 '인산가'에서는 서해안에서 나오는 천일염을 사용해 죽염을 만든다. 서해안 천일염은 가격 차이가 5~10배 정도 나는 수입 천일염과 비교해도 미네랄 함량이 적지 않다. 인산가에서는 천일염을 3년간 보관했다가 죽염을 만드는데, 이는 천일염 속에 든 중금속을 빼내기 위해서다. 지리산이나 남해안 일대에서 자란 굵은 대나무에 천일염을 담은 뒤, 산에서 채취한 황토로 입구를 막고 소나무 장작을 피운 특수 화로에 8회 굽는다. 이렇게 하면 소나무의 유황 성분이 소금에 스며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1600도 이상의 고온에 한 번 더 구운 다음, 단단하게 굳은 소금을 분쇄하면 죽염이 된다.
천일염을 총 아홉 번 구워야 죽염이 되는데, 이 과정만 25일이 걸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산죽염'은 미국 하버드대 의대 데이너 파버 암연구센터의 실험을 통해, 무해하면서 항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따라서 WHO 권고 섭취량보다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게 인산생명과학연구소 이재양 박사의 설명이다.
인산죽염에는 칼슘·철·구리·아연·셀레늄·마그네슘·게르마늄 등 여러 종류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었다. 꾸준히 먹으면 여러 신체 증상을 예방·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특히 인산죽염이 녹아 있는 죽염수로 코·눈·피부 등을 씻어내면 봄철 생기기 쉬운 각종 알레르기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