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남성, 약값 걱정 없이 '불끈'

입력 2013.02.26 08:50

한미약품|팔팔

4년 전 명예퇴직을 한 심모(53)씨는 지난해 '고개 숙인 남성'이 됐다. 명예퇴직 이후 돈도 못 버는 남자라는 자괴감에 시달리면서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났다. 부인은 상관없다고 했지만 심씨의 고민은 적지 않았다. 발기부전치료제(비아그라)에 관심도 가져봤지만 부담이 되는 가격, 부작용 우려 때문에 먹어보지 못했다. 최근 심씨는 가격이 싸진 비아그라 복제약도 약효가 똑같다는 사실을 친구에게서도 듣고 병원 처방을 받았다. 발기부전이 치료된 심씨는 "아내에게 체면이 선다"고 말했다.

지난해 비아그라로 대표되던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었다.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라필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갖가지 복제약이 쏟아졌다. 시중에 나와 있는 비아그라 복제약이 70개가 넘는다. 가격이 싸지고 약의 형태도 다양해진 복제약이 오리지널인 비아그라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비아그라 복제약의 '대표 선수'는 한미약품의 '팔팔'이다. 의약품유통조사기관인 IM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발기부전치료제 중 팔팔의 점유율은 28.7%로 비아그라(39%)에 이어 2위다. 팔팔과 비아그라가 전체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효과는 같고 값은 저렴한 복제약이 많이 나왔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복제약이 나오기 전까지 비아그라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거의 독점했지만 비싼 약값 때문에 환자들이 쉽게 살 수 없었다. 사람들은 비아그라 100㎎를 처방 받아 쪼개 먹거나 가짜인 줄 알면서도 불법으로 유통되는 약을 사 먹었다. 가짜 약을 먹은 사람 중의 38%가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팔팔의 가격은 비아그라의 5분의1 수준이고 비아그라에는 없는 25㎎짜리 저용량 약도 나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권장 용량인 25~50㎎를 감안한 것이다. 비아그라 복제약 중 25㎎가 출시된 것은 팔팔이 유일하다. 물 없이 씹어 먹는 츄정도 나와 있어 편리성을 더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팔은 비아그라의 장점은 흡수하고 용량과 형태를 차별화했다"며 "가격 경쟁력으로 환자의 약값 부담을 줄이고 가짜약 퇴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혈류량을 조절하는 약이기 때문에 두통, 안면홍조, 저혈압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질산염 제제를 먹고 있는 협심증·심부전증 환자가 먹으면 쇼크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한 뒤 먹어야 한다.

또 정력제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상인 사람이 먹는다고 정력이 더 좋아지는 않는다.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박광성 교수는 "발기부전치료제를 정상인 사람이 먹으면 의지와 상관 없이 아무 때나 발기가 될 수 있고 두통·홍조 등 발기부전치료제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가격이 싸졌다고 해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