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최 모(24)씨는 술을 마실 때 에너지 음료와 섞어 마신다. 이유는 취하지 않고 술맛을 더 해주기 때문이라는데, 과연 술과 에너지 음료를 함께 마셔도 몸에 괜찮은 것일까?
작년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가 국내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내 음료회사들도 덩달아 에너지 음료를 선보였다. 그런데 최근 에너지음료를 술과 함께 먹으면 덜 취한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음주 습관이 유행하고 있다.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에너지음료에 들어있는 다량의 카페인 성분 때문에 각성 효과를 일으켜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은 느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취기가 없다고 계속 섞어 마시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호주 태즈매니아대학교(UTAS) 연구팀이 지난 8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신 경우 심장질환이나 충동조절장애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6개월간 18~35세 사이 성인 403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에서는 일반 음주자와 에너지음료 혼합 음주자를 비교했는데, 혼합해 마신 그룹이 심장질환 걸릴 확률이 6배 높았다. 또한 수면장애, 불안증, 충동조절장애 등 정신과 질환을 겪을 확률도 4배 높았다.
연구팀을 이끈 안드레 카 연구원은 “카페인에서 생기는 심장 질환 관련 부작용이 술과 만나 더 증폭되어 위험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카페인이 심장을 박동 횟수를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이 제시한 카페인 1일 섭취량은 성인 400㎎, 임신부 300㎎ 이하다. 에너지 음료 한 캔(250㎖)에는 60~80㎎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하루 적정 섭취량보다 적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우리가 평상시 즐겨 마시는 콜라, 녹차, 커피 그리고 초콜릿 등에도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