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 인기

입력 2011.07.04 09:09
대장내시경은 대장 건강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 중 하나지만, 정작 검사 받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장세정제 복용 과정과 오랜 시간 설사를 해야 하는 과정이 힘들기 때문. 그런데 최근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이 시행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설사약 먹지 않는 대장내시경’이 그것. 이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둘 다 받아야 하는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때 내시경을 통해 소장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장세정제 복용의 고통을 줄인다.

장세정제는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기 전 장을 비우기 위해 설사를 유도하는 약물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세정제를 복용한 후 구역감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다. 한 대학병원이 장 세정제를 복용한 환자 48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98%인 47명의 환자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을 호소했고, 13명은 구역감을, 5명은 복통을, 2명은 구토와 어지러움을 겪었다는 보고도 있다.

‘설사약 먹지 않는 내시경’의 경우, 장세정제가 소장으로 직접 투입되기 때문에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할 때 느낄 수 있는 맛의 불쾌감이나 오심 등이 확연히 줄어든다. 또한 일반적으로 장세정제를 복용할 때에는 4L의 물을 함께 마셔야 하지만, 소장으로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경우 2L 정도의 물만 마시면 된다. 장세정제가 정량 모두 투입되는 것도 장점이다. 간혹 장세정제를 정량 모두 복용하지 않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러한 경우 장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없으며 다시 장세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밖에 대장내시경 시행 전 준비 시간도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장세정제를 구강으로 복용한 후 대장내시경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장세척이 되려면 약 5시간 가량 걸리지만, 소장에 직접 장세척제를 투입하면 그 시간을 1/2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환자들이 느끼는 만족도가 높다. 2007년 대한소화기내시경 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소장으로 직접 장세정제를 주입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환자 56명 중 향후에도 같은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받겠다는 답변이 52명(92.5%)으로 높게 나타났다.

소화기 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은 “장세정제 및 4L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힘든 환자들, 장세정제를 먹고 구토를 일으켜 대장내시경 받기를 포기한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