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키병(갑자기 혈관에 염증 생기는 질환) 더이상 희귀병 아니다

입력 2011.04.13 08:56

5세 미만이 전체의 86% 차지… 최근 매년 3000명 이상 입원
감기 오인 않고 제때 대응하면 면역치료제 등으로 99% 치료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심장 기형을 일으키는 가와사키병이 국내에서 계속 늘고 있다. 2006~2008년 가와사키병 발병은 5세 미만 10만명당 113명이었다(대한소아심장학회 자료). 2000~2002년에는 10만명당 86명에 불과했다.

해운대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송민섭 교수는 "10만명당 113명은 5세 미만 전체 아동 1000명마다 1명 이상 발병한다는 뜻"이라며 "가와사키병은 희귀병 수준을 벗어나 흔한 질병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년 3000명 이상의 5세 미만 소아가 가와사키병에 새로 걸려 입원 치료를 받는다. 송 교수는 "증세가 가벼워 가와사키병인지 모르고 넘어가는 아동을 포함하면 환자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와사키병이 희귀병 수준을 벗어나 흔한 질병 단계로 들어섰다. 감기로 착각하지 않고 제때 치료하면 완치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어떤 병인가=가와사키병은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몸 전체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86%가 5세 미만이다. 38.5도가 넘는 고열이 지속되면서 심장 혈관(관상동맥)까지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 심근경색이 나타나면서 급사할 수도 있다. 1967년 일본에서 처음 발병된 '신종 질환'으로 발병 원인을 모른다. 일본·한국·대만의 발병률이 특히 높다. 면역억제제 등을 써서 열을 낮추면 다른 증상도 사라진다.

왜 늘어나나=첫째, 발병 자체가 증가했다.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한지환 교수는 "특정한 감염에 민감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가와사키병 관련 유전자를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둘째, 진단이 늘고 있다. 송 교수는 "의사들 사이에서 가와사키병 인지도가 높아져서 예전 같으면 지나쳤을 환자를 발견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왜 무서운가=가와사키병은 열이 지속되면 심혈관에 문제를 일으킨다. 세브란스어린이병원 김동수 교수는 "고열로 인해 심장 혈관에 염증이 생겨 혈관이 두꺼워지거나 늘어나면 갑자기 사망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환자의 20%가 숨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열이 나고 목이 붓기 때문에 감기로 착각하고 감기약을 먹이는 부모가 대부분"이라며 "해열제나 항생제 등을 먹여도 5일 이상 열이 지속되고, 목 임파선이 1.5㎝ 이상 커지며, 온몸의 피부 발진, 눈곱 없는 양쪽 눈 충혈, 붉어지거나 갈라진 입술이나 딸기 모양 혀, 손·발이 붓거나 손·발톱 벗겨짐 등의 증상이 생기면 가와사키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신 치료법=초기에 면역글로불린과 아스피린 등을 쓰면 치료 효과가 아주 좋다. 송 교수는 "고용량의 면역글로불린을 1~2회 주사하면 95%가 치료된다"며 "이런 약이 듣지 않으면 스테로이드제제, 메토트렉세이트(항암제), 인플리시맵(자가면역질환치료제) 등으로 99%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5세 미만 소아의 정상적인 심혈관 두께는 3~4㎜ 정도이다. 이 병 때문에 심혈관이 4~8㎜까지 늘어난 아동은 치료하면 대부분 1~2년 내 정상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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