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요즘 케이블 방송에서 활발한 활동 중인 방송인 B(45, 男)씨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보톡스 맛’을 한 번 들인 후 “보톡스 없이는 견딜 수가 없다”라고 당당히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TV나 영화를 보면서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연예인들의 많아졌다. 분명히 예전부터 쭉 보아온 얼굴인데, 최근 들어 얼굴이 낯설거나 이상해졌다는 느낌까지 든다. 초저온에서 급속냉각이라도 된 것 마냥 표정도 없고 대사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아 극에 몰입이 되지 않는다고 시청자들은 불평한다. 게다가 ‘가장 꽃다운 나이’라고 하는 20대 초반의 아이돌마저 예뻐지려는 욕심에 인조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나타나 시청자들에게 ‘안습’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E피부과 원장은 “요즘은 어린 나이의 연예인들도 많이 찾아와 반복적으로 보톡스 시술을 받는 편이다”라며 “뿐만 아니라 20대 직장인 여성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말했다. 예뻐지려는 시술로 밉상이 된 연예인들, 이들은 왜 얼굴이 빵빵하고 터질 것 같이 보이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욕심이 지나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보톡스는 피부에 탄력을 주며 주름을 없애는 미용시술이지만 한번에 용량을 많이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자주 시술받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얼굴이 부은 것처럼 보이거나, 표정을 제대로 못 짓는 얼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 주부들 사이에서도 보톡스 열풍
이런 ‘동안 시술’의 열풍은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도 불고 있다. 경기도 수지에 사는 주부 K씨(37)는 하루에 2~3건의 ‘보톡스 할인 행사’를 안내하는 광고성 문자를 받는다.
서울 강남에서 중고명품샵을 운영하고 있는 O씨(33)는 “정기적으로 보톡스를 맞아서 피부를 관리해 오고 있는데, 최근 가게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몇 개월째 못가고 있어 마음이 초조해진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L씨(45)는 최근 간단한 진료를 받으러 간 가정의학과에서 보톡스 할인 행사를 해 준다는 말을 듣고 충동적으로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붓기가 빠지면서 얼굴을 살펴보니 비대칭이 되어 있었다. 이처럼 피부과나 성형외과가 아닌 다른 병원에서 저렴한 가격에 보톡스 시술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 부작용 드문 보톡스, 잘못 시술 받으면…
보톡스 성분 자체에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요소가 거의 없고 안전하다. 그러나 전문의가 아닌 사람에게 시술을 잘못 받으면 위험할 수 있다.
양성규 초이스피부과 원장은 “보톡스를 꾸준히 맞으면 얼굴이 젊어지지만, 무엇보다 그 효과의 기간이나 후유증에 대해 미리 알고 경력이 많은 피부과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의가 시술을 한다고 해도 1000명당 한명 꼴로 드물긴 하지만, 얼굴이 부으면서 여러 가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20대가 많이 하는 사각턱 보톡스의 경우에는 멍이 드는 것이 대표적이고 미간이나 이마의 주름을 제거하기 위한 보톡스 시술의 경우에는 눈꺼풀이 쳐지는 안검하수, 눈썹 끝이 올라가서 인상이 사나워 보일 수 있는 사무라이 눈썹, 안면비대칭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 시술 전, 이것만은 꼭 알고가자!
보톡스가 모든 사람에게 특효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증의 근무력증, 수유 중인 산모, 뇌신경 마비 또는 외상으로 인해 안면이 손상된 경우에는 하면 안 된다.
또, 보톡스가 얼굴의 모든 주름을 펴주는 환상의 제품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보톡스는 주름을 만드는 표정근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주름을 펴주는 원리의 시술이기 때문에 모든 부위에 다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톡스는 턱, 이마, 눈가, 미간, 콧등, 윗입술의 주름 정도에는 효과가 좋으나, 나머지 부위에는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이준원 비앤미피부과 보톡스전문의는 "근육을 사용하는 부분에는 보톡스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잔주름이나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 부위에 깊게 파인 주름 등에는 보톡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특히 입가 주변은 사람마다 피부특성이 달라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는 환자가 보톡스를 맞게 되면 일반인들보다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항생제를 처방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보톡스 시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