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안전한가
최근 미국 유명회사의 콘택트렌즈 세척액 사용자들이 곰팡이균(진균·眞菌)에 의한 각막염에 감염됐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줬다. 특히 곰팡이로 인한 진균 감염이 실명 위험까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렌즈 착용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하지만 콘택트렌즈 사용자 가운데 곰팡이로 인한 각막염에 걸리는 비율은 매우 적다. 감염성 각막염은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며, 이 가운데 곰팡이로 인한 경우는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어떤 세척액을 쓰느냐가 아니라 콘택트렌즈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콘택트렌즈, 특히 소프트렌즈가 각막염을 잘 일으키는 이유는 눈에 저(低)산소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각막의 세포층들이 상처를 입기 쉽고, 이에 따라 미세한 상처들이 남게 되는 것이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뺄 때 물리적으로 긁히는 경우도 많다. 우리 눈에는 정상적인 경우에도 각종 세균과 곰팡이들이 살고 있는데, 렌즈 등으로 인해 보호막이 깨지면 세균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되는 것이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끼고 자면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곰팡이균이 더 잘 자라게 된다.
따라서 진균 감염 등과 같은 감염성 각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꼼꼼한 렌즈 세척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렌즈를 착용하기 전에 손을 비누로 씻고 말려 최대한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렌즈 케이스도 1주일에 한번씩은 깨끗하게 세척한 후 완전히 말려서 보관하고, 3~6개월마다 교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이와 같이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충혈, 통증, 눈부심이 심하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우선 콘택트렌즈 착용을 중지해야 한다. 이 때 대부분은 인공누액을 자주 넣어주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데도 증상이 심해지면 감염성 각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상처받기 쉬운 부분 중 하나인 눈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하게 렌즈를 착용할 경우에는 무엇보다 청결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