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필자는 10년 가까이 개원과 관련된 직-간접적인 자문에 참여하였다.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서 여러가지 병원경영 모델을 연구하고 적용하였으나 어느 한가지 모델만이 성공적인 개원을 확정하지는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성공적인 개원은 어떤 한가지의 병원경영 모델을 적용하는 것보다도 여러가지 병원경영 모델을 순차적으로 적용해야 성공적인 개원(병원경영의 기반을형성하는것)에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다. 성공적인 개원으로 가기 위한 병원경영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Model 1_ 미션 설정하기
병원을 개원하는 것은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크게보면 병원개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이다. 하드웨어는 병원의 외형을 말하는 것이며, 소프트웨어는 병원경영의 매뉴얼(경영가이드)을 말한다. 병원경영 매뉴얼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부분은 ‘미션 설정하기’라 생각한다. 병원의 미션은 항해하는 선박에서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한다. ‘항해하는 도중에 방향을 모르고 항해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모한 일일까?’를 생각해 본다면 미션이 어느정도 병원경영 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미션은 모든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심지어는 병원을 지원 하고 있는 외부 업체(마케팅)들의 방향도 이끌어준다.
필자가 개원자문을 시작했던 초기에 한 피부과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지금은 매우 안정적인 피부과이지만, 개원초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피부과이다. 개원한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때였다. 환자의 숫자가 막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 병원의 원장님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병원 홍보(이하 ‘광고’라 함)채널들의 영향으로 환자들이 많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불만 환자도 늘어났다. 문제는 불만환자들이 온라인에서 그 불만사항들을 퍼뜨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유인즉슨 광고 하는 내용과 실제로 병원에서 서비스하는 내용들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는 불만사항들이었다. 그당시에는 광고가 오로지 트래픽(많은 유입)을 유도하는 광고가 많았다. 그렇다 보니 병원 원장님께서 평소에 생각 하던 경영방침과 광고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미션이 명확하지 않은 병원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미션이 명확한 병원에서는 병원의 서비스가 광고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예를들어,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다.’라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병원은 광고 내용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하게 되고 직원들도 그 방침대로 서비스하게 된다.
‘이런 내용들은 기본적인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원장님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 이런 내용들은 기본 중에서도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하드웨어는 매우 훌륭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빠져 있는 병원들이 많다. 미션은 항상 가까이에서 그 방향성이 느껴져야 실행력이 생긴다. 그리고, 비교적 심플한 미션들이 지속적인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좋은 미션은 병원이 아주 바쁜 시즌일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바쁠 때는 병원 직원들이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 환자의 수납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어떻게 해야할까? ‘둘 다 처리해야 한다.’라는 생각은 버리시길 바란다. 우리의 고객(환자)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바이어와 같이 식사를 마치고 바쁘게 나가려는 10년째 단골 고객이 빠른 계산을 요구하는 상황인데, 갑자기 외부에서 단체 예약을 하려는 전화가 걸려온다면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맞을까? (원장님께서 이 식당의 주인이라면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단호히 결정할 수 있도록 대원칙을 세우는 것을 두고 ‘미션 설정하기’라고 할 수 있다.
미션을 설정하는 프로세스는 원장님과의 인터뷰가 시작이다. 즉, 모든 것은 원장님의 생각(철학)에서 출발한다.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미션을 설정하려면 여러가지가 아닌 한가지 핵심적인 경영철학(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경영철학이 지속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게 병원을 이끌어 준다. 하지만, 병원의 미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영철학은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나오게 된다. 단순한 생각들을 나열하는 것이 미션은 아닌 것이다. 때로는 이 부분이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미션 설정은 과거의 경험에 의해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근무했던 병원에서 진료 대기로 문제가 많은 것을 경험했던 원장님의 미션은 “빠른 치료로 대기가 없는 병원”이 될 수도 있다. “원장님의 경영철학은 무엇입니까?” 생각해보니 없었다면, 이제라도 생각해 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