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판막 재수술 어려운 83세 환자, 걸어서 퇴원한 비결은?

입력 2018.10.25 10:55

의사-환자 사진
심장 승모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승모판 협착증’으로 재수술이 시급했던 83세 선이녀 씨. 수술 대신 대퇴정맥으로 도관을 통과시켜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TMVR)로 치료 3일 만에 퇴원했다. 치료 전에는 숨 쉬기 조차 어려웠던 선 씨가 편안하게 보행하며 주치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타비팀 장기육 교수와 퇴원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올해로 83세인 선이녀 할머니가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찾은 것은 두 번째였다. 그는 이미 수년 전 한 차례 심장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심장의 승모판막이 잘 열리지 않는 ‘승모판 협착증’을 진단했다. 판막을 대체할 수술이 시급했다. 하지만 이미 한 번 가슴을 여는 수술을 받은 데다, 고령이고, 10여 년간 고혈압·고지혈증 약물을 복용한 탓에 두 번째 수술은 그 자체로 위험했다. 다행히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대신 승모판막을 이식하는 새로운 시술법으로 치료를 받았고, 3일 만에 건강하게 걸어서 퇴원하였다. 선 할머니는 퇴원하며 “내가 이렇게 돌아다녀도 되느냐”며 “심장에 뭘 한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 수술한 부위 기능이 약화 되면서 재수술이 필요한 고령 환자가 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타비(TAVI)팀은 세계적으로 드물고 국내에서도 도입 단계인 최신 심장 치료법인 비수술적 판막 이식술로 고령 심장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있다.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TMVR)은 대퇴정맥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통과시켜 심장의 우심방으로 접근한 이후 심방중격에 인공적인 구멍을 뚫은 다음 이 구멍을 통하여 인공 판막을 승모판에 삽입하는 시술이다. 대동맥 판막을 교체하는 것 보다 시술 기법이 더 복잡하고 정교해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면 시도하기 어려운 최신 기법이다.

승모판 질환은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피가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거꾸로 흐르는 승모판막 역류증과 혈관이 협착되어 승모판막이 잘 열리지 않고 좁아지는 승모판막 협착증이 대표적이다. 몸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호흡곤란이 온다. 중년 성인의 약 20% 이상 질환을 앓고 있지만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 모르고 지낸다.

질환이 심해져 중증으로 진행되고 심부전까지 오면 약물로는 치료가 어렵고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가슴을 열고 판막을 성형하거나 인공판막으로 바꾸는 수술로 치료했다. 하지만 고위험군 환자는 수술 치료가 어려워 약물로 증상을 개선하는 것 외에는 치료법이 없었다.

서울성모병원 타비팀은 현재까지 고령의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230여명을 타비시술로 치료하였다. 지난해 2월에 100례 치료 후 가파르게 시술 환자수가 증가하여 올해 7월 200례를 넘었다.

타비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이식술이다. 이는 기존의 가슴을 열어 심장판막을 교체하는 수술 대신 허벅지의 대퇴동맥을 통해 스텐트를 삽입하여 기능을 상실한 판막을 대체하는 시술이다. 간단한 수면상태에서 하는 시술로 전신마취에 비해 회복이 빠르다. 그래서 타비시술을 받고 바로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사라져 시술 당일 식사가 가능하고 시술 후 평균 3일이면 퇴원이 가능하다.

이러한 타비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승모판막 협착증의 80대 고령 환자에게 고난도 시술인 경피적 승모판막 이식술도 성공한 것이다. 국내 병원 중 세 번째 치료 성공에 힘입어 앞으로 수명의 고령 환자가 시술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타비팀 장기육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기존에 이식 받은 심장 판막 안에 새로운 판막을 다시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지만, 외과적 수술 위험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고 결국 사망하는 다양한 심장질환자들에게 비교적 안전한 시술로 새 삶을 선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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