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치료 계속 발전 중…이식 수술도 복강경으로 부담 덜었죠"

입력 2018.08.29 10:22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간암 수술 명의' 서울대암병원 서경석 원장(간담췌외과 교수)​

서경석 원장
간암 치료 명의로 알려진 서울대암병원 서경석 원장(췌담도외과 교수)./서울대병원 제공

간암은 한국인이 잘 걸리는 암이다. 사망률도 전체 암 사망자의 2위(인구 10만명 당 21.5명, 2016 통계청 자료)다. 간암에는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가능하다면 병변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근치적 치료법을 고려한다.

대표적인 게 절제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간이식이다. 특히 간이식은 생존율이 높고, 건강한 간을 이식한다는 점에서 ‘궁극의 치료법’으로 불린다. 서울대암병원장이자, 간암·간이식 수술 명의로 알려진 서경석 교수에게 간이식 수술과, 수술 후 관리법에 대해 물었다.

Q. 간이식 수술이란 무엇입니까? 간암 환자들에게 최고의 치료법으로 불리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A. 간암 치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간이식은 간 기능에 상관없이 건강한 간을 새로 넣어주는 수술입니다. 간 자체를 바꿔주기 때문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 간암 환자에게 기대가 큰 방법이기도 합니다. 치료 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에 공여자가 있다면 고려해야 하죠.

Q.‘수술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운 수술이라 들었습니다. 위험하지는 않나요?
A.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복잡한 여러 혈관을 다 연결해야 합니다. 게다가 말기 간질환 환자는 복수(腹水)가 차 있고, 혈액 응고가 잘 안돼 수술 시 출혈이 큽니다. 혈액 응고에 필요한 인자가 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간에 혈류 공급이 잘 안돼 미세한 혈관이 발달한 경우도 많은데 이 또한 출혈에 한몫합니다. 이처럼 난도 높은 수술이다보니 과거에는 성공률이 낮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성공률이 100%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는 간암환자도 많고, 수술건수도 많다 보니 간이식 수술이 미국에 비해 더 발달한 측면도 있죠. 국내 간이식은 주요 합병증 발생률이 2% 미만(생체 간 공여 이식수술 기준)이며, 이식수술로 인한 사망은 거의 없어 세계적 수준이라는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연구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의 최근 10년간 수술성공률은 99%에 가깝습니다. 다른 나라의 평균 수준이 90% 초반대인 걸 생각하면 꽤 높은 편입니다.

Q. 간이식은 간암 초기에 하는 게 좋나요, 말기에 하는 게 좋나요?
A. 간이식은 간암 1,2기에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빨리해야 예후도 좋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3기를 넘어선 환자라도 간이식 혜택을 받는 분이 많습니다. 색전술에 반응이 좋고, 암 전이가 거의 없는 등 종양의 성격이 좋은 환자에게서는 시도할 수 있습니다.

Q. 우리나라는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생체 간이식이 발달한 편인데, 간이식을 하게 되면 간을 기증하는 공여자의 부담도 있지 않나요?
A. 맞습니다. 생체 간이식은 공여자가 더 중요합니다. 절대 합병증이 생겨서도 안 되고, 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안 돼 의료진도 무척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여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쪽으로 수술법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공여자 복강경 수술입니다. 복부를 개복하지 않고, 0.5~1.5cm 크기 구멍을 몇 개 냅니다. 여기로 각종 기구를 넣어 간을 절제합니다. 이후 배꼽 아래 피부를 작게 절개해 간을 꺼내는 수술법입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개복 수술이 편하지만, 환자는 복강경을 선호합니다. 통증이 훨씬 적고 회복이 빠르며, 외관상 상처 크기가 작아서죠. 기존에는 배에 L자 형으로 크게 봉합자국이 남았습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공여자의 90%가량이 복강경으로 수술합니다. 수술 건수로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200례 이상) 했습니다. 또한 공여자의 간은 빨리 재생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가진 간의 면적을 100이라 했을 때 수술로 70을 줘 30만 가지고 있다면 한 달이면 거의 90까지 커집니다. 3개월이 지나면 100% 가까이 커집니다. 기능은 6개월이면 회복됩니다.

Q. 공여자가 아닌 환자는 복강경 수술이 불가능한가요?
A.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 시도되지 않을 뿐입니다. 이건 비밀인데(웃음), 조만간 환자와 공여자 모두 복강경을 통해 간이식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측면으로 수술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Q. 환자는 간이식 수술 후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A. 먼저 면역억제제 복용입니다. 수술받은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간이 망가집니다. 나이 든 환자는 덜하지만, 어렸을 때 소아 간이식을 받은 후 면역억제제 복용이 잘 안되는 환자가 있습니다. 소아일 때 부모가 주는 대로 먹다가 청소년기에 귀찮다고 한 번 두 번씩 약 복용을 하지 않았는데 당장 큰 증상이 없으니 그대로 복용에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7~8년씩 먹었으니 끊어도 괜찮겠지 하며 복용을 중단하기도 하죠. 이런 이유로 놓친 환자들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최근에는 매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면역억제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다른 암 발생에 취약합니다.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에 취약한 경우가 있으니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하라고 권합니다.

다음은 술입니다. 성인 환자에게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수술 전부터 술을 달고 사시던 분이라, 수술 후에도 음주 습관이 이어지는 겁니다. 문제죠.

미국에서는 간이식 수술 전 6개월간 금주한 경력이 있는지 면밀히 따집니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6개월을 기다리면 생명에 지장이 있는 환자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코올성간질환 환자는 금주 의지가 얼마나 큰지, 가족이 잘 도와주는지가 중요합니다. 수술 후 건강한 간을 가졌다고 술을 다시 마시면 간은 다시 망가집니다. 공여자의 노력이 도루묵이 되니, 반드시 금주해야 합니다.

Q. 간이식 수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A. 겁낼 필요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사들의 간이식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또한 너무 늦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니,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는 중요합니다. 의료진이나 종교 상담자, 친구와 많이 이야기하고 취미생활을 지속하면 좋습니다. 각종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 버섯, 녹즙 등은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서경석 원장
서경석 원장은 "간이식 수술 후에는 면역억제제 복용을 빼먹거나 함부로 중단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헬스조선DB
서경석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암병원장이며, 주요 진료 분야는 간암과 간이식이다. ‘국내 최초 뇌사자 분할 간이식 성공’, ‘국내 최초 심장사한 환자로부터 간이식 수술 성공’ 등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 기술 전수를 위해 세계를 돌며 라이브 시연을 하는 손꼽히는 간암 수술 명의다. 최근 서경석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홍석균 교수)는 순수 복강경 기증자 간절제술 200건을 돌파(2018년 5월 기준)해 세계 최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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