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에 지쳐요" 업무 스트레스 산업재해, 9년새 5.3배 ↑

  •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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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5.29 10:16

    머리를 잡고 괴로워 하는 사람
    업무 스트레스를 받은 후, '참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억누르기만 하면 화병이 생기기도 한다. / 사진=헬스조선DB

    직장인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2017년에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건은 126명이다. 2008년의 24건과 비교하면 9년새 5.3배 증가했다(산업안전보건공단). 지난해 인정받은 126건의 정신질환 산재 중에는 우울증이 52건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적응장애 32건, 급성 스트레스 장애 8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1건, 불안장애 1건, 기타 12건이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와 제도적 규율방안’ 보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직접적 피해 경험이 있다’에 응답한 사람이 66.3%에 달했다. 피해유형으로는 협박·명예훼손·모욕 등의 ‘정신적인 공격(24.7%)’과 업무 외적인 일을 시키거나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과대한 요구(20.8%)’가 대표적이었다. 반면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상담 경험이 없는 노동자는 66.7%였다. 대부분 속으로 화를 삭히는 것이다.

    자생한방병원 엄국현 원장은 "고립된 상황에서 지속적이고 일방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신경계에 기능 이상을 가져와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불면증 등 다양한 신경·정신계 질환을 야기한다"며 "병원을 찾은 환자 중 '갑질'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업무 스트레스를 받은 후, '참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억누르기만 하면 화병이 생기기도 한다. 울화병으로도 불리는 '화병'은 1995년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가부장적이고 유교문화에 속한 한국 사회의 특이한 민속증후군이라며 정신장애 편람에 수록한 바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20~30대 환자는 2016년 2859명으로 2011년 1867명에 비해 약 53% 증가했다. 이 중 남성 환자는 846명으로 2011년(387명) 대비 2배이상 증가했다.

    화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소화가 안 되는 듯 명치에 뭔가가 걸린 듯한 느낌, 전신 피로감, 뒷목과 어깨의 뭉침 현상 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이 뭉쳐 풀리지 않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화병은 방치하면 공황장애나 사회부적응, 협심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목이나 어깨 근육통, 턱관절 장애 등 신체에 직접적인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엄국현 원장은 "직장인들이 화병을 잘 다스리려면 무조건 참는 마음으로 감정을 억눌러서는 안된다"며 "스트레스의 대상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명상이나 운동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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