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비법(秘法)이 없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의 지름길을 찾아 헤매지만, 그럴듯해 보이는 비결은 사실 '균형 잡힌 식단과 적절한 운동'이라는 정공법의 변주(變奏)일 뿐이다. 유독 효과가 좋은 다이어트 법은 몸에 무리를 주거나 요요현상을 유발한다. 변주의 범위 안에서 조금이나마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다이어트 보조제'다. 보조제를 선택할 때는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먼저, 보조제의 효과다. 보조제는 말 그대로 다이어트를 '보조'할 뿐이다. 식단 조절과 적절한 운동 없이는 효과도 없다.
충분히 검증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능성 원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정을 받았는지 살피면 도움이 된다. 식약처는 효과가 연구로 확인되고,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증명된 물질만을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다. 식약처 인정을 받지 않은 제품은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 위험이 클 수 있다.
현재 식약처로부터 '체지방 감소'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는 총 27가지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껍질추출물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공액리놀레산 ▲대두배아추출물 등 복합물 ▲녹차추출물 ▲그린마테추출물 ▲레몬밤추출물 혼합분말 등이다.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의 작용 기전, 일일권장량,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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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니아캄보지아 껍질추출물
가르시니아캄보지아는 인도 남서부에 자생하는 열대식물이다. 껍질에 수산화구연산(HCA)이 함유돼 있다. HCA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우리 몸은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머지를 지방으로 전환·저장한다. 이때 특정한 효소가 작용하는데, HCA는 이 효소의 활동을 방해한다. 결국 잉여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바뀌지 않는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는 효과가 명확한 편이다. 여러 인체적용시험에서 체지방 감소가 증명됐다. 음식보다 먼저 장에 도달해야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으므로, 식전에 먹어야 효과가 크다. 권장섭취량은 하루 750~2800㎎이다. 임신부와 수유기 여성은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공액리놀레산
공액리놀레산은 소·양이 소화할 때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특이한 점은 공액리놀레산 역시 지방이라는 것이다. 같은 지방이지만, 소장에서 다른 지방의 흡수를 방해한다. 식후 섭취해야 흡수가 잘 된다. 지용성이기 때문에 빈속에 물과 함께 먹으면 흡수력이 떨어진다. 식약처는 하루 섭취량을 1400~4200㎎으로 제한한다.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비장이 비대해진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메스꺼움이나 식욕부진 등을 겪을 수도 있다.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시중에 히비스커스 잎을 말린 차가 판매되지만, 식약처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한 성분은 '히비스커스추출물'이 아닌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이다. 여기엔 히비스커스추출물뿐 아니라 키토산·키토올리고당·L카르니틴이 포함돼 있다. 이런 물질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지방의 흡수를 방해한다. 식사 중 섭취해야 효과적이다. 하루 2079㎎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녹차추출물
녹차 잎에는 카페인·플라보놀·GABA· 사포닌 등 여러 물질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카데킨 속 EGCG라는 성분이 식욕을 저하시켜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에서 EGCG에 대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는데, 1주일 내에 체중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일일 권장섭취량은 카테킨 기준 300~500㎎이다. 카페인이 함유돼 초조감·불면이 나타날 수 있다.
레몬밤추출물 혼합분말
레몬밤은 레몬과 비슷한 향을 내는 허브의 일종이다. 지중해 연안에서는 두통·스트레스·소화불량에 레몬밤을 민간요법으로 먹는다. 레몬밤추출물 혼합분말은 내장지방 세포에서 혈관이 새로 자라나지 못하게 방해해, 결국 내장지방 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일 권장량은 1380㎎이다. 섭취 후 진정 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