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으로 질병 치료하고 다이어트 효과도 낸다고?

입력 2014.03.06 10:35

똥 모양의 캐릭터 인형이다
사진=조선일보 DB

더러움의 상징인 변이 건강의 귀물(貴物)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변에서 장(腸) 속 세균을 채취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대변 미생물 이식'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클로스트리듐균에 의해 생기는 인체에 치명적인 설사병을 '대변 미생물 이식'으로 치료한 결과가 공개됐는데, 그것이 장내세균 치료 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한 임상 시험이다. 연구진은 한 그룹의 환자들에게는 항생제 치료를 하고 다른 한 그룹에는 항생제와 대장 미생물 이식을 병행했는데, 항생제만 쓴 경우는 13명 중 4명만 치료됐고, 대장 미생물을 이식한 그룹은 16명 중 무려 15명이 치료됐다.  
이 밖에도 장내세균의 질병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내세균 100조 개가 암·당뇨·비만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이언스'지 '2013년 10대 과학 뉴스'에 선정됐다. 하버드대 리카플렌 교수팀은 장내 세균 이식으로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는 동물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또한 작년 7월에는 세계적 의학저널 'PLos One'에 자폐증 어린이의 경우 장내 세균의 종류가 현저히 줄어 있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 결과가 공개돼 자폐증과 장내세균의 연관성까지 제기되는 등 장내세균과 다양한 질병과의 연관성이 점차 밝혀지는 중이다.

하지만 환자가 당장 '대변 미생물 이식'을 시술 받기는 어렵다. 지난해 미국 FDA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온 클로스트리듐균 감염증을 제외한 모든 '대변 미생물 이식' 시술에 임상 시험 허가를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 새로운 시술에 아직 손도 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시술이 상용화되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환자들이 가정에서 직접 시술하는 예가 발생해 부작용이 남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변 미생물 이식'이 새로운 형태의 약인지 아니면 조직 이식의 한 종류인지에 대한 논란도 생겼다. 현재 미국 FDA는 이를 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대변 미생물 이식'을 조직 이식으로 규정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조직 이식으로 규정하면 대변 미생물 은행을 만들어 기증자의 건강 상태를 철저히 검증할 수도 있고, 환자 역시 싸고 빠르게 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편, 시술 대신 간편한 알약 복용으로 장내세균을 대장에 주입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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