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트한 레깅스 찾다 혈액순환 안돼 '허벅지 신경통' 생겨

입력 2011.01.25 08:45
직장인 신봉수(45) 씨는 올해 들어 체중이 7kg정도 늘었다. 살이 찌니 몸이 무거운 것은 둘째 치고 허벅지 쪽에 찌릿찌릿한 느낌의 방사통이 시작되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방사통이라니 혹시 디스크는 아닐까 생각했지만 병원에서 디스크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배 나온 사람들에게 흔한 허벅지 이상감각. 디스크 아니다.

박씨처럼 디스크 상태는 문제가 없는데, 허벅지에서 저릿저릿한 느낌이 들고 쑤시는 통증이 서혜부까지 연결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이다.

안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홍원진 원장은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질환이나, 쉽게 설명해서 요추부에서 나오는 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허벅지 이상감각증상이다. 외측 넓적다리 피부신경은 요추의 제2,3신경에서 나오는 감각신경인데, 비만, 임신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체중증가. 혹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꽉 끼는 청바지를 입거나, 다리를 벌리는 동작을 자주 취하는 경우에 골반이 지나치게 늘어나거나 요추가 앞으로 휘어져 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서 나타날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의 증상은 허벅지 외측에 무감각, 따끔 따끔하거나 저릿한 느낌이 대표적이다. 급성인 경우에는 서혜부쪽으로 쑤시는 느낌과 동시에 하지를 타고 내려가는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어, 허리디스크와 헷갈릴 수 있다.

이상근증후군, 허리디스크와 혼동될 수 있어 주의필요.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은 신경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비슷한 신경증상을 보이는 이상근증후군, 허리디스크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근증후군은 고관절 깊숙이 위치한 근육이 붓거나 경직되어 좌골신경을 압박해 생기는 신경증상을 말한다. 그러나 주의 깊게 살펴보면 세 질환은 조금씩 차이점이 있다. 만약 요통이 나타나면서 허벅지 쪽의 감각이 이상하다면, 우선 세 가지를 먼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누운 채 다리 붙여 들어 올려 볼 것. 만약 이때 다리를 올리기가 어렵거나 올리면 올릴수록 통증이 심하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상근 증후군의 경우에는 다리를 올릴 때는 힘들지만 올리면 올릴수록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둘째, 발가락 힘의 이상 유무를 체크. 허리디스크가 심할 때는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압박으로 인해 하체의 힘이 떨어지거나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그러나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이나 이상근 증후군은 발가락의 힘이 줄어들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셋째, 고관절을 바깥쪽으로 틀어볼 것. 이상근 증후군이나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 모두 허벅지 외측의 통증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고관절을 움직여봤을 때 바깥쪽으로만 회전이 가능하고 안쪽으로 움직이기 힘들다면 이상근 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은 고관절 움직임에 제한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진단일 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병원을 방문해 진찰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정상체중유지하고 허벅지 쪽의 압박 줄이면 증상 완화. 심할 때는 신경차단술 고려.
이상지각성 대퇴신경통의 완화를 위해서는 우선 신경을 압박하는 요소를 줄여 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만, 특히 복부비만을 없애야 한다. 복부비만은 무게 중심을 앞으로 이동하게 해 척추에 심한 부하를 줄 뿐만 아니라, 요추를 앞으로 휘게 해 인대를 늘어나게 하고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성의 경우 몸에 붙는 타이트한 스키니진은 금물이다. 최근 부츠안에 바지를 넣어 입는 패션이 유행을 하면서 겨울철에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은 날씨가 춥기 때문에 근육이나 혈관이 경직되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여기에 꽉 끼는 청바지는 압박감을 더하기 때문에 피해야 할 아이템이다. 하지 방사통이나 이상감각이 있을 때는 속옷과 겉옷 모두 골반부에 압박이 적은 편하고 여유로운 옷을 입도록 한다.

만약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하거나 2달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적외선치료와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쉽게 나아지지 않을 때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주사해 통증을 완화하기도 한다.

이런 보존적 시술들이 효과가 없을 때는 선택적 신경차단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선택적 신경차단술은 척추 중심 신경에서 뻗어 나온 신경뿌리 중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뿌리를 찾아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비수술 치료로 큰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