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신종플루가 국가 재난 단계 중 ‘심각(Red)’단계로 상향 조정되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실체 없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주변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를 보면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신종플루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본다.
Q 주변에서 신종플루에 걸린 사람은 쉽게 볼 수 있는데, 신종플루 감염되면 증상은 모두에게 나타나는 건가?
그렇지 않다.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신종플루에 감염돼도 80%는 아무 증상 없이 넘어가고, 10%는 콧물, 인후통 같은 약간의 증상은 있지만 병원에 안 가고도 치유 될 수 있다. 나머지 10% 정도만 고열 등 본격적인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즉 건강한 사람이라면 10명 중 9명이 자기가 신종플루에 감염됐는지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자연 치유된다는 얘기. 지금까지 신종플루 치사율은 계절독감 치사율 보다 낮은 수준으로 ‘빠르지만 독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종플루에 걸렸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 없이 약 복용과 휴식을 잘하면 나을 수 있다.
Q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 신종플루와 감기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어떤 차이가 있나?
그렇다. 신종플루는 증상만으로 감기와 구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감기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40% 이상이 신종플루 환자라고 한다. 신종플루는 37.8도 이상의 고열이나 기침, 콧물, 목 아픔 중 하나의 증상이라도 지속되면 의심할 수 있다. 일단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내과, 소아과 등을 찾아가서 무조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신종플루는 빨리 대응할수록 앓는 기간과 강도를 줄일 수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몰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단 신종플루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동네 병의원을 찾아 확진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Q 본인이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나?
일단 본인이 신종플루에 걸렸다면 바이러스 배출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방을 따로 쓰는 등 가족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보통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으면 환자는 1주일 동안 자택에서 격리치료를 한다. 실내에서 재채기나 코를 풀어야 할 때는 휴지로 가리고, 오염물을 가족들이 만지지 않도록 따로 보관했다가 잘 처리해야 하고, 식기, 숟가락, 젓가락, 수건 등도 따로 써야한다. 특히 찌개를 한 그릇에서 떠먹는 등 음식을 같이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또한 열이 내렸더라도 항바이러스제 복용법을 꼭 지켜야 한다.
Q 가족이 신종플루에 걸렸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되나?
일단 신종플루는 가족 간 전파율이 20~30% 된다. 따라서 방을 따로 쓰고 가능한 2m 이상의 거리를 두고 대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간병인은 가족 중 한명만 지정하는 것이 가족 간 감염을 줄일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날씨가 춥더라도 주기적으로 실내 환기를 하고 환자가 바이러스를 묻힐 가능성이 있으므로 방 손잡이, 수도꼭지 등을 꼼꼼히 닦는 것이 좋다. 환자가 사용한 식기, 침구류, 옷 등은 세제로 깨끗이 세척해야 하는데, 특히 환자의 세탁물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것이 좋다.
Q 이미 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을 한 사람은 어떻게 하나?
신종플루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했다고 무조건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가볍게 20~30분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서 모두 전염되는 것은 아니니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신종플루 감염자와 하룻밤 같은 방을 썼거나, 1시간 이상 1~2m 이내에서 긴밀한 접촉을 한 사람이 2~3일이 지난 뒤에 고열, 기침 등의 미미한 증상이 있으면 신종플루를 의심해봐야 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바이러스 배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므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Q 신종플루가 나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보통 병원에서는 열, 기침, 콧물, 목 아픔 등 인플루엔자 증상에 대한 점수를 매겨 완치 여부를 확인한다. 신종플루가 낫는 과정은 열이 가장 먼저 떨어지고 그 다음에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차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보통 열이 떨어지고 기침, 콧물 증상이 미미하게 남아있을 때는 바이러스 배출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고 24시간이 지나면 신종플루가 완치됐다고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Q 마지막으로 길거리에서 일반 면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많이 보는데, 면 마스크도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나?
신종플루는 보통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전파되므로 일반 면 마스크만으로도 70~80% 정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확실한 신종인플루엔자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방역용 마스크 사용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마스크의 예방 효과를 100% 누리고 싶다면 반드시 1회 착용 후 버려야 한다. 이미 마스크 자체가 병원균에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일반인보다 신종플루 감염 환자와 환자의 가족, 의료인 등 인플루엔자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거나 노출 빈도가 잦은 고위험군이 사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에는 병원에서 감염되는 사례도 흔하므로 병원에 갈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