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친구의 손에 이끌려서 외래를 방문했다. 지난 수년 간 비아그라를 자주 복용해 왔다는 A씨는 "평생 비아그라에 의존할 예정이냐 ? 원인을 찾아 봐야지" 하는 친구의 말에 검사를 하기 위하여 내원하였다. A씨는 55세이고, 선수 수준의 골프 실력을 가진 만능 스포츠 맨이다. 몇년 전 검진에서 고지혈증을 발견하였으나 치료하지 않는 상태이고, 기관지 천식이 있어서 약물치료를 하고 있었다. 비뇨기과적인 검사는 정상이었고, 발기부전은 심인성이라는 진단을 받았었다. 

   우리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발견되었고, 경동맥 초음파에서 경동맥 내벽이 0.1 cm 이상으로 두꺼워져 있었고, 뇌혈류 검사에서 좌측 뇌혈류가 약간 감소된 소견이 있었다. A씨가 고민하는 발기부전이 고혈압과 고지혈증에 의한 동맥 경화증에 의해서 발생하였을 것으로 생각하고, 고혈압치료제와, 고지혈증 치료제, 혈류 개선제를 처방하였다. 또 발기부전에 대한 걱정이 매우 많았으므로, 비아그라를 저용량으로 매일 복용하도록 처방하였다. 처방 후 환자는 발기부전이 개선되어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동맥경화증을 개선하기 위하여 혈액정화치료를 할 예정이다.

   발기부전은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약해지기 시작하는 중년이 넘어가면서 주로 발생하며,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서 발생빈도도 높아진다. 미국의 질병통계에 의하면 50 대는 4%, 60대는 17%, 75세 이상에서는 47%에서 만성적인 발기부전을 경험한다고 한다. 일시적인 발기부전은 40대에서 70대 사이 남성의 약 50 %에서 경험할 만큼 흔하다.  만성 발기부전의 70 %는 당뇨병, 동맥경화증, 만성신부전증, 알콜중독증과 같은 내과적인 질병이 원인이고, 나머지 10-20 %는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혈관을 둘러싸는 근육에 작용하는 약으로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발기에 관여하는 혈관에서 약효가 강하다. 따라서 발기 부전뿐만 아니라, 소아의 선천성 폐동맥 폐쇄증을 비롯한 일부 혈관질환에서도 치료 효과가 있다. 비아그라 외 기타 발기부전 치료제들도 약의 작용 기전은 대동소이하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혈관확장제인 나이트레이트계 약물이나, 고혈압 또는 전립선 비대증에서 사용하는 알파블로커 계열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발기부전 치료제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또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심근경색증, 혹은 최근 6개월 내에 뇌경색을 앓은 사람도 발기부전 치료제의 복용을 금한다.

  발기부전은 동맥경화증, 당뇨병, 신장병 등의 내과질환을 나타내는 한가지 증상일 가능성이 많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 친구 말만 믿고 비아그라를 복용하는 것은 치료할 수 있는 내과적 질환을 치료할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는 일이 된다. 더욱이 본인의 건강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약을 복용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코가 막히는 일시적이고 사소한 부작용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부작용이나, 이명, 어지럼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내과적인 문제 유무에 대한 전문의와 상의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