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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화장품 성분도 전달 안되면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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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학연구소/헬스조선 편집팀

화장품 전달시스템(Delivery system)이란?

화장품의 궁극적인 목적은 피부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의 조건은 무엇일까? 유·수분의 조화로움, 고른 색상, 뾰루지, 잡티, 여드름없는 매끈함 등 이를 구현하기 위한 조건은 많기도 하다. 화장품은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피부표면에 충분한 수분을 유지시키고 불균형한 부위의 유·수분 균형을 찾아주며, 정상적인 피부의 턴오버(turn-over) 주기를 유도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척박한 땅의 표면에 아무리 물을 뿌려댄다 한들, 전체적인 토양의 체질개선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메마르고 주름진 피부 위에 얼굴이 번들거릴 정도로 유분을 입혀도 피부의 변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화장품은 피부의 생리활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유효성분들을 사용하여 피부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되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장품에서 전달 시스템이란 이러한 유효성분들을 피부에 보다 빠르게, 보다 많이 공급해 주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방법을 통칭하는 말이다.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오는 크림, 로션, 스킨 등도 이러한 전달시스템의 일부이다.


화장품 전달시스템(Delivery system), 왜 필요할까?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일반적인 오해들은 대부분 유효성분을 피부를 통해 전달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있다. 우리의 피부는 위, 소장 대장과 마찬가지로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 중의 하나로서 매우 복잡하고 세분화된 기능과 구조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피부는 가장 뛰어난 생체 방어벽 중의 하나로 세균의 침투를 막는 것은 물론, 발수, 투습, 그리고 심지어는 태양광선까지도 일부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우리의 눈에 보이는 크기의 물질이 상처 없이 건강한 피부를 투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이러한 피부장벽을 극복하고 유효성분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전달시스템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기존 화장품 전달시스템의 종류와 그 한계

우리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전달시스템의 대표적인 것은 ‘물’이다. 물은 매우 ‘배고픈’ 액체 중의 하나로,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액체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피부에 자극이 거의 없고, 냄새와 색상에서 가장 우수하다. 물은 우리의 피부표면에 쉽게 달라붙지는 못하지만 장시간 물에 노출된 우리의 피부는 쉽게 말해 물에 불어 장벽기능이 약해진다. 이때, 물에 녹아있는 유효성분들은 자연스럽게 피부로 스며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또한 분자단위의, 그것도 매우 작은 크기의 물질일 경우에 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장품을 바르기 위해 꼭 몇 시간씩 사우나를 하며 매일 얼굴을 퉁퉁 불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유효성분들은 물에 녹지 않는 성질을 갖는 것들도 무수히 많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전달시스템이 필요하게 된다. 물에 녹지 않는 물질들은 이들을 녹일 수 있는 오일성분에 녹여 피부에 바르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피부는 물이나 오일과 서로 반대되는 성질을 갖는 수십 개 이상의 층이 반복적으로 배열 되어있기 때문에 이들을 통과하기에는 일반적인 물이나 오일에 단순히 녹인 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하다.


화장품 전달시스템의 진보 ? 나노전달체

따라서 현대의 화장품들은 보다 진보된 전달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피부를 효과적으로 투과하기 위한 방법으로 작은 오일방울들(oil droplets)을 수백 만개 형성한 집합체인 크림, 로션 등으로부터 피부 각질을 연화시키고 공간을 넓히는 용제나 화학물질들을 사용하는가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덩어리들(전달체)을 사용하여 피부를 효과적으로 침투시키고 있다. 피부를 보다 용이하게 침투하기 위해서 개발된 이 덩어리들은 점점 작아지더니 현재는 눈으로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들을 큰 의미로 ‘나노전달체’라 부를 수 있다. 대표적인 나노전달체로는 나노 에멀전과 리포좀, 고분자 나노입자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작게는 수십 나노에서부터 수백 나노에 이르는 크기를 가지고 피부의 세포 사이의 빈 공간을 파고들거나 간격을 넓혀 침투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1. 나노에멀전

나노에멀전은 일반적인 크림, 로션과 유사한 성분과 형태를 가지고 있다. 단지 특수한 제조기술에 의하여 그 크기가 매우 미세하여 피부에 고르게 밀착됨은 물론 유효성분이 피부를 보다 쉽게 투과할 수 있게 해준다.

2. 리포좀

리포좀은 나노에멀전과 사촌지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외관상으로 유사하다. 그러나 에멀전이 주로 기름방울과 그 표면에 달라붙은 한 겹의 계면활성제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리포좀은 기름방울은 없고 피부를 구성하는 성분과 매우 유사한 물질들이 동심원으로 분포하여 층층을 이뤄 마치 양파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제조방법에 따라 이 양파껍질이 몇 개 안되는 경우도 있고,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이 층들 사이에 유효성분들이 갇혀있다가 피부와 접촉하게 되면 피부표면을 효과적으로 침투하여 흡수되게 된다. 이 껍질을 구성하는 성분인 레시틴은 피부 장벽을 효과적으로 교란할 수 있으며 생체친화도가 매우 높은 장점을 갖는다.

3. 고분자 나노입자

일반인에게는 약간 생소하지만 리포좀이나 나노에멀전과 동일한 크기를 갖는다. 인체에 안전한 고분자가 유효성분을 감싸 덩어리를 구성하고 있다가 피부에 침투하고 나면 유효성분은 서서히 빠져 나오고 고분자는 자연스럽게 체내에서 분해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전달체는 주로 단순히 물에 녹이거나 기름에 녹일 수 없는 물질, 혹은 기타 물리화학적인 고유의 성질 때문에 피부로 전달되기 어려운 물질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피부로 침투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또한 이러한 전달체들 중에서는 피부 표면 바로 아래에 오래 머물면서 서서히 유효성분을 방출하거나 주위환경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것과 같이 특수한 기능을 갖는 것들도 있다.


전달체가 사용된 화장품 사용시 주의할 점.

전달체가 사용된 화장품은 거의 대부분이 ‘기능성 화장품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이러한 화장품들이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보고된 바는 전혀 없다. 그러나 특성상 높은 피부 전달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눈가나 입술, 기타 피부각질이 매우 얇은 곳, 혹은 장시간의 사우나 후에 다량 도포하는 것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피부에서 유효성분 농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 자칫 피부자극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전달체의 미래는?

현재 화장품 과학은 무척 빠른 속도로 발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현재의 기술로서 피부라는 완벽한 장벽을 마음대로 벗어날 방법은 없다. 미래의 화장품에 적용될 전달체는 현재의 것보다 월등히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이 전달체들은 스스로 피부의 상태를 감지하고 유효성분의 방출을 조절하거나, 원하는 부위에 작용하도록 제조될 것이다. 이 전달체들은 단순히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피부의 상태를 진단하는 기능은 물론, 갑작스런 자외선,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까지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심종원·태평양 기술연구원 피부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입력 : 2006.04.07 09:54 45'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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