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치매가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배우자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본인 치매 위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부부가 오랫동안 생활습관을 함께하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받는 부담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립양밍자오퉁대 연구팀은 대만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해 기혼자 약 95만5000명을 대상으로 배우자 치매와 본인 치매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배우자가 치매인 여성 11만8904명과 남성 7만2117명을, 배우자가 치매가 없는 사람들과 비교해 평균 5~7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배우자가 치매인 경우 여성은 치매 발생 위험이 74%, 남성은 69% 높았다. 실제 발생 규모로 보면 5년 동안 100명당 약 3명 정도 치매 환자가 더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상대적인 위험 증가는 젊은 층에서 더 컸지만, 실제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규모는 고령층에서 더 컸다.

반면 소득이 높거나 자녀가 많은 사람은 배우자 치매와 자신의 치매 위험 사이 연관성이 다소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부부가 결혼 전부터 비슷한 건강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고, 수십 년 동안 식습관과 생활환경을 함께 공유하는 데다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생기는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함께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실제 돌봄 정도를 측정하지 못한 만큼 배우자를 돌보는 일 자체가 치매를 일으킨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치신 우 박사는 "한쪽 배우자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다른 배우자 인지기능과 수면, 우울감, 심혈관 건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배우자가 치매라고 해서 자신도 반드시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건강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