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맥주가 맛 없어”… 60대 남성, 병원 갔다가 청천벽력

[해외토픽]

이미지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은 앤디 영./사진=미러
병가 한 번 낸 적 없던 영국의 60대 남성이 갑자기 맥주 맛이 이상하게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각) 외신 미러(Mirror)에 따르면 영국 하트퍼드셔주에 사는 앤디 영(62)은 재무관리자로 일하는 동안 17년간 병가를 한 번도 쓰지 않았고, 60세 건강검진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평소 직접 맥주를 양조할 정도로 맥주를 즐겼던 그는 지난해 말 가벼운 독감 증상을 겪은 뒤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영은 “맥주 한 병을 다 마시는 데 거의 세 시간이 걸렸다”며 “갑자기 맛이 이상하게 느껴졌고, 마시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메스꺼움과 피로감, 가슴 통증까지 나타났고, 3주가 지나도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는 지난 1월 병원을 찾았다. 먼저 혈액검사에서 신장 기능 이상이 확인됐고, 이후 소변검사와 엑스레이, 초음파 검사, 골수생검 등을 거쳐 지난 3월 다발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현재 영은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오는 10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을 앞두고 있다. 치료 과정에서 시행한 전신 검사에서는 암으로 인해 척추 윗부분에 골절이 두 곳 생긴 사실도 확인됐다. 척수가 압박될 경우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태였지만, 그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은 “암이라고 하면 통증이나 혹이 먼저 떠오르지만 나는 그런 증상이 전혀 없었고, 단지 맥주 맛이 달라지는 등 미각에 이상이 생겼을 뿐이었다”며 “몸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생기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빈혈·골절·신장 이상까지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면역체계를 담당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해 발생한다. 2026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는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고 있다. 2023년 신규 환자 가운데 60대가 3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대(31.8%), 80세 이상(18.1%) 순이었다.

비정상 형질세포가 골수에 축적되면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이 방해되고, 골수종세포가 어느 부위를 침범했는지에 따라 뼈와 신장 등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골수종세포가 뼈를 침범하면 골다공증이나 골절이 생길 수 있고, 척추를 압박하면 감각 이상이나 운동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파괴된 뼈에서 칼슘이 혈액으로 빠져나오면 메스꺼움과 구토, 의식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비정상 단백질이 신장에 쌓이거나 고칼슘혈증이 생기면 앤디 영의 사례처럼 신장 기능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골수 기능이 떨어지면서 빈혈과 감염, 출혈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생존 기간 연장 기대
다발골수종 치료의 기본은 항암 화학요법이다.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병의 진행 정도 등을 고려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 뼈 통증이 조절되지 않거나 척수 압박, 골절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또 다른 치료법으로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있다. 이는 고용량 항암치료 후 미리 채취해 둔 조혈모세포를 다시 이식하는 치료법으로, 완전관해 가능성을 높이고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