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혈액암 다발골수종, 동반질환 반영 생존율 예측 지표 개발

입력 2026.05.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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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쪼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 일본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 스즈키 교수./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고령 환자가 많은 혈액암 ‘다발골수종’에서 환자의 동반질환을 반영해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지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팀은 이 지표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치료 강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혈액내과 박성수 교수와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최수인 교수 연구팀은 다발골수종 환자의 동반질환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다발골수종 특이 동반질환 지수(MM-CI)’를 개발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속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되며, 환자의 약 70%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이 진행되면 골절, 빈혈, 신부전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재발이 잦아 대표적인 난치성 혈액암으로 꼽힌다.

고령 환자는 심부전이나 당뇨병, 뇌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치료 강도를 정할 때 암 자체뿐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찰슨 동반질환 지수(CCI)’나 국제골수종학회(IMWG) 허약도 점수가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기존 평가법은 다발골수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환자의 일시적인 상태에 따라 실제보다 더 허약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1만7273명의 자료를 분석해 MM-CI를 개발했다. 이후 한국 환자 1473명과 일본 환자 314명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일본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의 Kazuhito Suzuki 교수도 공동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 MM-CI는 성별과 연령, 심부전, 뇌혈관질환, 간질환, 다른 악성종양 여부 등 6개 항목을 반영해 환자를 저위험군부터 고위험군까지 4단계로 분류했다.

생존율 차이도 뚜렷했다. 저위험군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72.5개월이었지만, 고위험군은 20.3개월에 그쳤다. 연구팀은 새로운 지표가 기존 평가 모델보다 생존 예측 정확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MM-CI는 복잡한 검사 없이 의무기록 정보만으로 계산할 수 있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의료진과 환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도 무료 공개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민창기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는 고령인 경우가 많고 여러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어 암 병기만으로 치료 방향을 정하기 어렵다”며 “MM-CI가 치료 강도 결정과 조혈모세포이식 적합성 평가에 객관적인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수 교수는 “현재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를 실제 진료 시스템에 반영해 활용하고 있다”며 “환자 상태에 맞춰 치료 강도를 보다 과학적으로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lood Cancer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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