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같은 나이에 같은 병"… 20대 英 여성, 무슨 일?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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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즈 굴드(왼쪽), 어머니와 마즈 굴드(오른쪽)/사진=메트로
엄마와 거의 같은 나이에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은 영국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마즈 굴드(28)는 지난해 8월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은 증상이 심해지는 '재발'과 다시 안정되는 '완화'가 반복되는 형태다. 굴드는 진단명을 알게 된 뒤 안도감도 있었지만, 두려움이 더 컸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다발성경화증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영국 다발성경화증협회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이 다발성경화증을 앓는 경우 자녀에게 같은 질환이 생길 가능성은 약 1.5%로 알려져 있다. 위험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굴드는 어머니가 진단받았던 나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병을 진단받았다.

굴드의 어머니는 1999년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 재발이 심할 때는 2주 가까이 말을 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온몸이 저릿한 감각과 심한 기억력 저하를 겪었다. 굴드가 여덟 살쯤 됐을 때는 학교가 끝난 뒤 자신을 데리러 온 사람이 어머니가 아니라 이웃이었던 일도 있었다. 당시 어머니는 집에서 두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고, 바닥을 기어 간신히 도움을 요청한 상태였다.

형제들과 함께 아침에 일어나면 어머니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날도 많았다. 어머니는 균형을 잃고 넘어지거나 물건을 떨어뜨렸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도 힘들어했다. 한때는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다. 결국 어머니는 일을 그만둬야 했고, 다섯 식구의 생계는 아버지의 수입에 의존하게 됐다.

당시 어머니는 재발이 있을 때마다 병원에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9년째 새로운 증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굴드는 "어머니는 병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며 하루하루 무리하지 않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굴드에게 첫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것은 진단 약 1년 전이었다. 어느 날 아침 목뒤와 어깨를 따라 저릿한 느낌이 생겼다. 불편했지만 참을 수 있는 정도였고, 단순히 근육을 삐끗한 것으로 생각했다. 증상은 일주일가량 이어지다 사라졌다.

몇 달 뒤에는 증상이 더 뚜렷해졌다. 출장을 다녀온 뒤 왼쪽 몸 전체가 심하게 저렸고, 샤워할 때마다 피부가 타는 듯 아팠다. 팔의 힘도 약해졌다. 피로감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고, 머리가 멍한 느낌과 두통, 몸이 무거워 움직이기 힘든 증상도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신경을 다친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자신이 다발성경화증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증상이 일주일가량 이어지자, 약혼자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다. 주치의는 반사신경과 근력을 확인한 뒤 물리치료를 의뢰했다. 가족력을 묻는 질문에 굴드는 어머니가 다발성경화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지만, 당시 의사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2주 뒤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증상은 대부분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주치의는 뇌와 척수 MRI 검사를 권했다. 굴드는 단순히 조심해서 확인하는 절차라고 생각했다. 검사 당시에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6주가 걸릴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다음 날 바로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주치의는 "뇌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고 했다. 그로부터 2주 뒤 다발성경화증 진단이 확정됐다. 그를 진료한 의사는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이며, 예측하기 어렵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고 설명했다.

굴드는 처음 병원을 찾은 지 5개월 만에 치료를 시작했다. 어머니가 진단받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치료 환경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집에서 직접 주사하는 질병조절치료제 오파투무맙을 선택했다. 현재 상태는 안정적이다. 치료를 시작한 뒤 재발이나 새로운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대부분의 일상생활도 이어가고 있다. 굴드는 "엄마는 내 역할 모델"이라며 "뇌와 척수에 몇 개의 병변이 생겼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다"고 말했다.

한편, 다발성경화증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뇌, 척수, 시신경 등 중추신경계를 잘못 공격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만성 신경면역질환이다.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인 '수초'가 손상되면 신경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구체적인 증상은 손상된 부위에 따라 다르다. 시신경이 침범되면 한쪽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고, 사물이 겹쳐 보일 수 있다. 뇌가 영향을 받으면 피로감, 인지기능 저하, 어지럼증, 우울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소뇌가 손상되면 균형을 잡기 어렵거나 걷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척수가 침범되면 감각 이상, 하지 마비, 배뇨·배변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무감각, 저림, 화끈거림 같은 이상 감각도 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