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한·기침하다가 폐렴 이어져”… 주말 여행 가는 사람, 숙소 ‘샤워기’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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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진다. 숙소 욕조나 샤워기도 조심해야 한다. /클립아트코리아
오염된 물에 노출되면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커진다. 숙소 욕조나 샤워기도 조심해야 한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주간 질병 및 사망률 보고서’에 여행지에서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환자 사례가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뉴욕주 서부에서는 연평균 22건의 레지오넬라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환자 중 두 명은 휴가를 위해 빌린 숙소에서 며칠간 함께 숙박했던 가족 구성원이었다. 검사 결과 두 사람은 숙소에 있는 온수 욕조를 사용했다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주 보건부는 숙소 소유주가 욕조를 정기적으로 소독·청소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위생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투숙객을 받지 말 것을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3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60명)보다 약 36% 증가했다. 레지오넬라증이 200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계속해서 환자 수가 늘고 있다.

레지오넬라균은 하천이나 호수 같은 자연환경은 물론 샤워기, 온수시설, 분수 등에서도 검출된다. 특히 25~45도의 따뜻한 물이나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된 물이 아주 작은 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퍼졌을 때, 이를 들이마시면 호흡기를 통해 균이 침투한다. CDC는 숙박시설 객실 이용률이 낮거나 불규칙적이면 수량이 적어져 물 속 소독제 농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수도꼭지나 샤워기는 2분 이상 물을 충분히 흘려보낸 뒤 사용한다. 뉴욕 버팔로대 감염병학과 교수 토마스 루소 박사는 “오래된 건물이나 호텔에 묵는 경우 샤워 시간을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폐렴이 생긴다. 초기에는 입맛이나 기운이 없고, 오한과 함께 체온이 40도까지 급격히 오른다. 가래가 없거나 적은 마른기침이 나며, 발병 3일째부터 가슴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렴 증상이 관찰되기 시작한다. 가래나 소변, 혈청 검사 등을 통해 레지오넬라증 진단을 받으면 면역 상태를 고려해 항생제 치료가 시행된다. 면역 기능이 정상이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이 0~11% 정도로 낮지만, 항생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증상을 방치할 경우 80%까지 높아진다.

폐렴 이외에 급성 발열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최대 40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권태감과 근육통, 발열과 오한이 나타난다. 마른기침, 인후통, 현기증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며, 레지오넬라 폐렴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가슴 엑스레이에 특이사항은 관찰되지 않는다. 2~5일간 증상이 지속되다 일주일 이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이로 인한 사망은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