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할머니 숨지게 한 ‘살점 파먹는 박테리아’… ‘털’ 때문이라고?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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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사성 근막염으로 며칠 만에 숨진 영국 여성의 사례가 전해졌다./사진=피플
괴사성 근막염은 초기에는 단순 근육통이나 피부 염증처럼 보여 놓치기 쉽지만, 몇 시간에서 며칠 사이 급격히 악화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실제 허리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겼던 70대 여성이 괴사성 근막염에 감염돼 불과 며칠 만에 숨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근육통으로 착각한 괴사성 근막염
지난 27일(현지시각) 외신 피플(People)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제빵사로 일하던 샤론 알렉산더(72)는 지난 2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뒤 허리 통증을 느꼈다. 그는 장시간 일한 탓에 근육통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하루 푹 쉬면 괜찮아질 것으로 여겼다. 딸 스칼렛 심슨은 “엄마는 출근 전 하루 푹 쉬겠다고 말했다”며 “별일은 아니고 단순히 허리가 아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틀 뒤 통증은 더 심해졌고, 알렉산더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알렉산더는 괴사성 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즉시 오른쪽 허벅지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응급 수술을 시행하고 인공호흡기를 연결했다. 감염은 빠르게 전신으로 퍼졌고, 알렉산더는 인공호흡기를 단 채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그는 입원 다음 날 숨졌으며, 이는 허리 통증을 처음 느낀 지 불과 3일 만이었다.

감염의 정확한 원인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의료진은 눈에 띄는 상처가 없었던 만큼 피부 안으로 자라는 털인 ‘인그로운 헤어’에서 세균이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가족에게 설명했다.

◇“한 번도 경험 못한 통증” 호소
괴사성 근막염은 피부 아래 연조직과 근육을 감싸는 근막이 세균에 감염돼 빠르게 괴사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주로 베인 상처나 찰과상, 화상, 곤충에 물린 자국, 문신·피어싱 부위 등을 통해 세균이 침투해 발생한다. 인그로운 헤어 자체는 흔하지만 염증 부위를 무리하게 건드리거나 상처가 생기면 드물게 심각한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21년 미국에서도 50대 여성이 인그로운 헤어가 원인이 된 괴사성 근막염을 앓은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초기에는 봉와직염 등 일반적인 피부 감염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피부 상태에 비해 통증이 유난히 심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괴사성 근막염을 겪은 환자들은 당시 통증을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후 피부가 붉게 붓고 열감이 나타나며, 병이 진행하면 피부색이 보라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거나 물집이 생길 수 있다. 고열과 오한, 극심한 피로감, 저혈압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빠른 수술이 생존율 좌우
대만 국립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최신 글로벌 역학 분석에 따르면 괴사성 근막염의 사망률은 과거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16~34%로 높은 수준이다. 원인균의 종류와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사망 위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발생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괴사성 근막염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는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는 응급 수술과 정맥 내 광범위 항생제 투여가 기본이다. 상태에 따라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절단술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