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나이인데 장기는 달랐다… 빨리 늙은 장기, 질병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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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민등록상 나이는 같아도 몸속 장기의 노화 속도는 사람마다 달랐다. 혈액 속 단백질을 분석해 장기별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한 결과, 실제 나이보다 더 빨리 늙은 장기를 가진 사람일수록 해당 장기 질환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40~70세 성인 4만4498명의 혈액과 의료기록을 최대 17년간 추적 분석했다. 연구진은 혈액 속 약 3000개의 단백질을 분석한 뒤 장기에서 주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선별해 뇌, 심장, 폐, 간, 신장, 췌장 등 11개 장기의 생물학적 나이를 계산했다.

연구 결과, 연구 대상자의 약 3분의 1은 한 개 이상의 장기가 또래보다 빠르게 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4명 중 1명은 여러 장기가 동시에 빠르게 노화된 상태였다. 심장이 빠르게 노화된 사람은 심부전과 심방세동 위험이 높았고, 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신장은 만성 신장질환 위험이 각각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뇌에서 연관성이 가장 뚜렷했다. 생물학적으로 크게 노화된 뇌를 가진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정상적인 뇌를 가진 사람보다 3.1배 높았다. 반대로 생물학적으로 젊은 뇌를 가진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이 모두 낮았으며, 연구진은 여러 장기 가운데 뇌의 생물학적 나이가 장수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토니 와이스 코레이 교수는 "혈액 속 단백질에는 각 장기의 상태를 반영하는 정보가 담겨 있다"며 "장기별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질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혈액검사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별 생물학적 나이를 평가하면 질환이 나타나기 전에 위험이 높은 사람을 찾아 예방과 조기 관리에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