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진단 후 ‘약물 치료’ 늦추면 사망 위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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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병을 진단 받은 뒤 약물 치료를 미루면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서울대병원·성균관대 약대 공동 연구팀은 2013∼2022년 국내 건강검진 자료와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를 통해 평균 48.2세 성인 2만3452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당화혈색소 6.5% 이상이거나 공복혈당 126㎎/dL 이상으로 새롭게 당뇨병 진단 기준에 도달한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당뇨병약 복용 시점에 따라 ▲3개월 이내 ▲6개월 이내 ▲12개월 이내 ▲12개월 이상 치료 지연 그룹으로 나눈 뒤, 눠 5년 동안의 주요 심혈관 사건과 전체 사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당뇨약을 3개월 이내 복용하기 시작한 그룹의 5년 내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은 약물치료를 1년 이상 미룬 그룹보다 상대적으로 68% 낮았다. 6개월 이내와 12개월 이내 치료 그룹의 위험 감소 효과는 각각 35%, 7%였다. 다만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특히 사망 위험에서 조기 치료 효과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진단 후 3개월 이내 약물 치료를 시작한 그룹의 5년 내 전체 사망 위험은 치료를 늦춘 그룹보다 69% 낮았다. 이는 ‘대사 기억’ 또는 ‘레거시 효과’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당뇨병 초기에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 이후 혈당 상태가 다소 악화하더라도 혈관 손상 위험이 장기간 줄어드는 현상이다. 반대로 초기 고혈당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 최종당화산물(AGEs) 축적 등이 누적되면서 혈관 손상이 사실상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당뇨병 진단 기준을 처음 충족한 환자에서 약물 치료를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과 생존율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보건당국과 의료진이 당뇨병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 개시를 촉진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의 당뇨병약이 단순 혈당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 널리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등은 심부전과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까지 낮추는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