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악몽, 전방십자인대는 왜 끊어질까

[운동은 근육빨] 축구·풋살③ 중둔근이 무릎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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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 예선 우루과이전에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브라질 축구 대표 네이마르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축구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상 중 하나는 전방십자인대(ACL) 파열이다. 발목 염좌나 햄스트링 부상은 상태에 따라 몇 주에서 몇 달 쉬면 그라운드에 다시 설 수 있다. 하지만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수술과 재활에만 보통 9개월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한 시즌이 통째로 날아간다.

그런데 선수들이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는 광경을 보면 보통 비접촉 상황이 더 많다. 상대 선수와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무릎을 움켜쥐고 쓰러진다. 왜 혼자 끊어지는 걸까. 놀랍게도 원인은 무릎이 아니라 엉덩이에 있는 경우가 많다.

십자인대는 무릎이 아니라 엉덩이 때문에 끊어져
전방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안에 있다. 대퇴골(허벅지뼈)과 경골(종아리뼈)을 연결하며, 무릎이 앞으로 밀리거나 비틀리는 것을 막아준다. 무릎을 안정시키는 게 원래 역할이다.

원래 축구에서 방향을 바꾸거나 착지할 때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 것은 십자인대가 아니다. 엉덩이 옆 중둔근이 먼저 버텨줘야 한다. 문제는 이 중둔근이 약해질 때 발생한다.

축구 경기를 보면 공을 향해 달려가다 급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점프 후 한 발로 착지하거나, 상대를 제치기 위해 몸을 비트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때 중둔근이 버텨주지 못하면 골반이 기울어지고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진다. 쉽게 말하면 무릎이 X자 형태로, 안쪽으로 무너지는 현상(다이내믹 니 밸거스·Dynamic Knee Valgus)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상당수가 이 자세에서 발생한다.

마치 자동차 바퀴 정렬이 틀어지면 타이어 한쪽만 닳듯, 무릎이 안으로 무너진 상태에서 방향 전환이나 착지가 되풀이되면 십자인대에 엄청난 회전 비틀림이 집중되며,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인대가 버티지 못하고 뚝 끊어진다.

ACL 손상 위험은 여성이 더 높다. 남성보다 손상 위험이 적게는 2배, 많게는 8배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여성은 골반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착지하거나 방향을 바꿀 때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기 쉽다. 착지나 방향 전환 때 무릎에 비틀림 힘이 더 쉽게 집중된다. 이때 중둔근이 약하면 전방십자인대 위험이 더 커진다. 결국 무릎 전방십자인대를 지키려면 골반을 안정시켜 무릎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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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아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얼마나 쉴까
십자인대는 손상되면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도 바로 운동할 수 없다. 부분 손상인 경우 재활에 3~6개월 걸린다. 일부는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완전 파열 땐 수술 후 경기 복귀까지 9~12개월 걸린다. 프로 선수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둔근을 깨워야 무릎이 산다
①몬스터 워크:
중둔근을 깨우는 대표적인 운동
무릎 위 또는 발목에 탄력 밴드를 건다. 무릎을 살짝 굽힌 뒤 골반을 낮춘 상태에서 옆으로 천천히 걷는다. 좌우 10~15걸음씩 3세트 한다.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경기 전 워밍업으로도 효과적이다.

②싱글 레그 RDL(한발 루마니안 데드리프트): 중둔근과 햄스트링, 코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운동
한 발로 서서 반대쪽 다리를 뒤로 뻗는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몸을 T자 형태로 만든다. 균형을 잡은 뒤 천천히 올라온다. 좌우 각 10회 2세트 실시한다.
축구는 무릎을 가장 많이 다치는 스포츠다. 하지만 무릎을 지키는 힘은 무릎이 아니라 중둔근에서 나온다. 중둔근이 제대로 작동해야 무릎도 올바른 정렬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