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질주보다 멈출 때 더 위험하다

[운동은 근육빨] 축구·풋살 ② 햄스트링은 ‘브레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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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 대표팀 간판스타 하피냐가 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친뒤 교체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후계자로 꼽히는 스페인의 라민 야말은 지난 4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한 달 후 메시 역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경기 도중 왼쪽 허벅지 뒤편을 붙잡으며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검사 결과는 왼쪽 햄스트링의 근육 피로 누적 및 과부하. 두 스타는 다행히도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딛고 현재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반면 FC 바르셀로나에서 야말과 호흡을 맞추는 브라질 공격수 하피냐는 조별리그 아이티와의 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입고 최소 2주 결장 진단을 받았다. 경과에 따라 남은 월드컵 경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허벅지 뒤 근육을 뜻하는 햄스트링은 축구 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상 중 하나다. 축구뿐 아니라 이정후와 김하성 등 야구 선수들도 가장 많이 다친다. 한 번 다치면 회복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재발률도 높다.

햄스트링은 멈출 때 다친다
많은 사람이 달릴 때 햄스트링을 다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햄스트링은 앞으로 전력 질주를 할 때보다, 멈추거나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순간 훨씬 더 많이 손상된다. 왜 그럴까. 햄스트링이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엔진’이 아니라 안전하게 제동을 거는 ‘브레이크’ 근육이기 때문이다.

전력 질주를 하다가 급격하게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바꿀 때, 몸은 앞으로 계속 나가려는 관성을 갖는다. 이때 뒤에서 몸을 잡아당기며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 햄스트링이다. 스포츠의학 용어로 이를 ‘편심성 수축(Eccentric Contraction)’이라고 부른다. 근육이 짧아지면서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나면서 버티게 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햄스트링이 늘어난 상태에서 체중과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찢어지는 것이다.

40대 이후, 그리고 여성이 더 잘 다친다
햄스트링 부상은 40대 이후부터 급격히 늘어난다. 나이가 들면서 전체적인 근육량이 줄어든 것도 이유이지만, 그것보다 감속 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는 순간적으로 멈추고 방향을 바꿔도 햄스트링이 충격을 흡수한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햄스트링의 탄성과 반응 속도가 떨어진다. 몸이 달라졌는데 20대처럼 축구공을 차면 결과는 뻔하다.

풋살장 방문이 급증하는 여성들은 남성보다 햄스트링 부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여성은 골반이 넓고 무릎이 안쪽으로 모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커 허벅지 앞쪽 근육 의존도가 높다. 반면 햄스트링은 상대적으로 덜 쓴다. 이 상태에서 급정지와 방향 전환을 반복하면 햄스트링에 쉽게 과부하가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여성들은 전방십자인대 손상 위험도 남성보다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쳤다면 어떻게?
햄스트링 부상은 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이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햄스트링은 통증이 사라져도, 근육 기능은 훨씬 늦게 회복된다. ‘안 아프니까 괜찮겠지’하고 너무 빨리 그라운드에 나서다간 재발을 피할 수 없다. 냉정하게 상태를 진단하고 재활을 제대로 해야 한다.

<1단계– 미세손상>
최근 메시처럼 근섬유가 찢어지지 않고 과도하게 늘어난 상태다. 일상적인 걷기는 가능하지만 힘을 주고 전력으로 달릴 때 허벅지 뒤쪽에 뻐근한 통증이 온다. 보통 1~3주 정도의 휴식과 재활이 필요하다.

<2단계– 부분 파열>
야말이나 하피냐처럼 근섬유 일부가 찢어진 상태다. 다리를 쭉 펴거나 부상 부위를 손으로 누르면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정상적인 회복에 보통 4~8주 걸린다.

<3단계– 완전 파열>
근육이나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시간이 지나면 새까만 피멍이 올라온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라운드 복귀까지 3~6개월 이상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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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우연
보조 브레이크장치, 미끄럼 방지 양말(Non Slip Socks)
요즘 프로 선수들 사이에 널리 사용되는 장비가 ‘미끄럼 방지 양말’이다. 발바닥 면에 실리콘 패드가 촘촘하게 부착되어 있어 축구화 안에서 발이 따로 놀며 미끄러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급정지하는 순간 발바닥이 신발 안에서 밀리면 제동 타이밍이 어긋나 햄스트링에 부담이 간다. 발의 미끄러짐만 잡아줘도 훌륭한 부상 방지책이 된다.

햄스트링을 지키는 운동
①전력 질주 후 허벅지 뒤쪽이 자주 뻐근하다.
②방향 전환 대 허벅지 뒤쪽이 당긴다.
③경기 후 허벅지 뒤쪽 경련이 잦다.
④40대 이후 스프린트가 부담스럽다.
⑤급정지 동작이 불안하다.
이 다섯 가지 항목 중 2개 이상 해당되면 햄스트링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

<노르딕 햄스트링 컬> 햄스트링이 늘어나면서 버티는 힘을 키워주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ㆍ무릎을 꿇고 앉아 발목을 고정한 뒤 상체를 곧게 편 상태에서 천천히 앞으로 쓰러진다.
ㆍ햄스트링으로 최대한 버티다가 넘어지기 직전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 3~5회 2세트

<3스텝 정지 훈련>
ㆍ가볍게 세 걸음 전력 질주한 뒤 세 번째 딛는 발에서 급정지한다
ㆍ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고 엉덩이를 뒤로 살짝 빼 무릎을 굽히면서 충격을 흡수한다.
ㆍ좌우 번갈아 5회씩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