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즐기던 20대 청년의 충격 진단… ‘반복되는 코피’가 백혈병 신호였다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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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쉔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 전(왼쪽)과 후(오른쪽) 모습/사진=피플
평소 운동을 즐기며 건강하게 지내던 20대 남성이 코를 풀 때마다 피가 조금씩 묻어 나오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워런 쉔(29)은 올해 초 뉴욕 이주를 준비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친구들과 하이킹을 즐길 만큼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던 지난 1월 독감이나 코로나19로 생각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쉔은 "예전에도 겪었던 일이라 곧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상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3주 이상 지나서야 의료진은 바이러스 감염이 폐렴으로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고, 항생제를 처방했다.

증상이 호전된 뒤 쉔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무렵부터 코를 풀 때마다 점액에 피가 조금씩 섞여 나왔다. 심한 코피는 아니었고 통증도 없었다. 쉔은 건조한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정기 건강검진에서도 의사는 건조한 공기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며 가습기 사용을 권했다. 혈액검사를 마친 그는 별다른 걱정 없이 귀가했다.

그러나 그날 밤 상황은 급변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온 것이다. 혈액검사 결과가 심각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쉔은 "실수라고 생각했다"며 "몸 상태가 멀쩡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다시 시행한 혈액검사 결과도 같았다. 백혈구와 적혈구, 혈소판 수치가 모두 위험할 정도로 낮게 나타났고, 그는 즉시 입원했다.

다음 날 시행한 골수검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쉔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진단을 받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미성숙 백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수주 안에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추가 검사 결과 쉔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의료진은 치료를 미룰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쉔은 "12시간 전까지만 해도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명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AML의 표준 치료인 '7+3 병합항암요법'을 시작했다. 항암치료로 혈액세포 수치가 크게 감소하면서 감염 위험이 커져 수 주 동안 격리 병실에서 지내야 했다. 한 달이 넘는 입원 치료 끝에 혈액 수치가 회복돼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치료는 끝나지 않았다. 쉔은 현재 재발을 막기 위한 공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 적합한 기증자를 찾고 있다. 이식이 진행될 경우 1년 이상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한다.

치료 과정에서 쉔은 또 다른 현실도 알게 됐다. 아시아계 환자는 백인 환자에 비해 적합한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며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의 대표 증상은 피로감, 발열, 잦은 감염, 호흡곤란, 멍, 잇몸 출혈, 코피 등이다. 특히 혈소판 수치가 감소하면 쉔처럼 반복적인 코피나 출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감기나 과로로 오인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 방사선 노출, 화학물질 노출, 일부 항암치료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고령층에서 더 흔하다.

치료는 크게 관해유도치료와 관해 후 치료로 나뉜다. 관해유도치료는 백혈병 세포를 최대한 줄여 정상적인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 기능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이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로감이나 반복되는 코피·출혈, 잦은 감염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