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허리 삐끗하셨다는 부모님, 척추 압박골절 아닌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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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강서K병원 원장
노령층일수록 가벼운 넘어짐이나 엉덩방아만으로도 허리를 크게 다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자와 여성, 골다공증을 앓던 환자에게는 ‘척추 압박골절’이 흔하게 발생한다.

척추 압박골절은 척추뼈의 위아래 면이 맷돌에 짓눌리듯 주저앉으며 부러지는 질환이다. 다행히 신경까지 누르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매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진료실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면 압박골절 치료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를 설명한다.

첫 번째는 아무런 시술 없이 침상에 누워 뼈가 스스로 굳기를 기다리는 자연 치유 방법이다. 단순히 집에서 쉬는 개념이 아니다. 식사는 물론 화장실 이용까지 약 두 달 동안 비교적 완벽하게 누워서만 생활해야 한다. 척추에 중력이나 추가적인 압력을 조금도 주지 않기 위함이다.

자연 치유 방법은 시술로 인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랜 침상 생활로 인해 욕창이나 흡인성 폐렴 같은 또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양날의 검 같은 치유 방법이다. 만약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골절이 더 진행되면서 신경을 누르게 된다면, 결국 등 뒤로 나사못을 박아 고정하는 큰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환자가 비교적 젊고 남성이며, 골밀도 수치가 양호한 편이라면 보조기를 착용한 채 가벼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외래에서 주기적으로 골절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흔히 뼈 시멘트 시술이라 불리는 ‘경피적 척추체 강화술’이다. 국소마취로 진행되지만 의학적 분류상 수술에 해당하며 주저앉은 척추뼈 공간에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해 뼈를 단단하게 굳혀주는 치료법이다. 시멘트는 보통 5시간 정도면 완전히 굳기 때문에 시술 후 보조기를 차고 가벼운 일상생활을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시멘트를 넣었다고 해서 골절로 인한 통증이 마법처럼 한 번에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에는 무리한 활동이나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 과도하게 허리를 구부리고 펴는 행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묽은 시멘트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아주 드물게 뼈 밖으로 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통상 0.1% 정도의 낮은 확률이지만, 시멘트가 앞으로 새면 폐혈관이 막히는 폐혈전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고, 뒤로 새면 신경을 압박해 결국 추가적인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두 가지 치료법 중 어느 하나만이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외상을 당했을 때 통증을 참지 말고, 즉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특히 노년층이나 여성, 기존에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방문하면 우선 엑스레이를 통해 뼈가 주저앉은 병변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때 이전에 찍어둔 엑스레이 사진이 있다면 비교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만약 골절이 의심되는 부위가 발견된다면 척추 MRI 검사를 통해 이것이 최근에 발생한 급성 골절이 맞는지 확실하게 진단한 후, 환자의 나이와 상태에 맞는 최선의 치료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척추 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인 만큼,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가벼이 넘기면 안 된다.

(*이 칼럼은 김문규 강서K병원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