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자연스러운 발달과정
단, 진료 필요한 위험 신호 구분해야
아이가 수유 후 자주 게워 내거나 배앓이로 울 때, 이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의 일부일 수 있으므로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혹시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영유아기에 나타나는 게움과 배앓이, 가스, 배변 변화 등은 대부분 소화기관과 근육 기능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는 생리적 현상인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진료가 필요한 위험 신호를 구분하는 것이다.
◇게움·배앓이, 근육 발달·위장관 운동기능의 미성숙이 원인
순천향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도현 교수는 “영유아기 부모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수유 방법과 배앓이, 배변 상태 등이다”라며 “영유아기 게움과 배앓이는 매우 흔한 증상이고, 가장 큰 원인은 아직 소화기관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도현 교수는 “위산과 음식물이 거꾸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위와 식도 사이를 분리해 주는 근육인 하부식도괄약근의 발달이 미성숙하여 건강한 만삭아도 하루 30회 이상의 위식도역류를 경험할 수 있다”면서 “위장 운동기능 역시 아직 발달 중이라 가스가 차거나 배변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도 흔한데, 특히 미숙아의 경우 식도 운동성, 음식물 통과 시간, 위 배출 속도가 더 느리며 완전한 장 운동기능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유량이 증가하거나 아이가 울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 또한 역류 가능성을 높인다. 이로 인해 아이가 게워낼 수 있지만 이는 생후 첫 해 동안 근육 및 소화기관이 점점 성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아진다.
◇내원해야 하는 상황은?
물론 모든 증상을 안심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담즙이 섞인 초록색 구토나 분수처럼 뿜어내는 구토, 토혈·혈변·호흡곤란·성장부진(체중 증가 불량)·비정상적인 자세 등은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위험 신호다. 이외에도 발열을 동반하는 경우, 수유를 아예 거부하거나 소변량이 감소하는 경우 또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소변 횟수는 하루 기준 6회 이상을 정상으로 보고, 평소보다 뚜렷하게 횟수가 감소하거나 6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다면 주시해야 한다.
◇원인 찾으려 분유 자주 바꾸면 역효과
아이가 이상 증상을 보이는 원인을 찾기 위해 분유를 자주 교체하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아이의 소화기관이 적응하는 걸 방해할 수 있다. 영유아의 장은 새로운 영양 성분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유가 자주 바뀌면 장내 미생물총이 안정화될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각 분유 제품별로 다른 지방구조, 단백질 조성, 탄수화물 비율에 맞춰 소화 효소 시스템이 재적응해야 한다.
영아 시기에는 분유가 주된 영양 공급원인 만큼 안전성과 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아이에게 게움이나 배앓이, 배변 변화가 나타났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특정 분유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많은 경우 소화기관의 미성숙이나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가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올바른 수유·조유법
분유 수유를 어떻게 하는지도 아이의 소화와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 김도현 교수는 “게움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소량씩 자주 수유하는 방법, 수유 후 30분간 직립 자세 유지, 수유 중간과 수유 후 트림을 잘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일반 분유보다 점도를 높여 내용물이 역류하는 것을 줄이도록 설계된 ‘AR분유(Anti-Regurge)’를 사용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도한 체중증가나 복통, 설사, 변비 등의 부작용을 유의해야 한다.
분유를 탈 때도 신경 써야 한다. 분유 제조사의 지침을 정확하게 지켜 농도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분유를 과도하게 흔들어 기포가 많이 생기면 가스로 인한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어 부드럽게 섞어야 한다. 김 교수는 “아이마다 성장 과정과 분유에 대한 반응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증상이라도 나타나는 양상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면서 “소화기 증상은 성장 중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니 체중 증가 여부, 활력, 수유량 등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관찰과 기록을 통해 증상의 빈도와 강도, 발생 패턴을 기록해 두면 의료진이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수유 방법과 자세를 먼저 점검하고 분유에서 특별한 알레르기 반응이나 위험신호가 없다면 최소 2주간 충분한 적응 기간을 두고 관찰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