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건강한 사람들… ‘건강 인식’이 갈랐다

입력 2026/06/15 12:50
이미지
건강 상태를 잘 받아들이고 통제감도 높은 군의 노쇠 비율은 30%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같은 나이의 노인이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에 따라 노쇠 위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연령보다 건강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노쇠에 더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다.

네덜란드 니엔로드 비즈니스대학교 엘린 야스마인 메르턴스 연구팀은 67세 이상 노인 753명을 대상으로 건강 인식과 노쇠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에이징(Frontiers in Aging)'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건강 상태에 대한 수용과 통제감 수준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눴다. 수용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정도를, 통제감은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건강 상태를 잘 받아들이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룹(1군) ▲건강 상태는 받아들이지만 관리에 대한 자신감은 낮은 그룹(2군)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지는 못하지만 관리 의지는 강한 그룹(3군)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관리 자신감도 낮은 그룹(4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노쇠 비율은 그룹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건강 상태를 잘 받아들이고 통제감도 높은 1군의 노쇠 비율은 30%였다. 반면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통제감도 낮은 4군은 74%가 노쇠 상태였다. 2군은 40%, 3군은 69%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진은 통제감보다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는 '수용'이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는 1·2군의 노쇠 비율은 각각 30%, 40%였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3·4군은 각각 69%, 74%로 훨씬 높았다.

노인들이 스스로 느끼는 건강 상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건강 상태를 잘 받아들이고 통제감이 높은 1군의 주관적 건강 점수는 10점 만점에 중앙값 8점이었다. 반면 4군은 6점으로 가장 낮았다. 건강을 받아들이는 2군 역시 7.5점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3군은 7점에 그쳤다. 활력 수준 역시 차이를 보였다. 에너지와 의욕, 회복력을 종합한 활력 점수는 1군이 가장 높고 4군이 가장 낮았다. 다만 활력은 연령의 영향을 일부 받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노쇠도와 주관적 건강 상태는 연령보다 심리적 특성과 더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실제로 연구진이 연령의 영향을 보정해 분석한 결과에도 그룹 간 차이는 그대로 유지됐다. 참가자들의 실제 나이는 그룹별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건강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노쇠와 건강 상태를 설명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노인의 건강 상태를 평가할 때 실제 나이만으로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등을 함께 고려하면 개인에게 필요한 돌봄과 지원을 더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