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재정 상태와 이웃 지원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아동 뇌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 연구팀이 9~10세 아동 11만878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뇌 MRI(자기공명영상)를 활용해 뇌 구조와 기능을 분석했다.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649개 변수를 12개 범주로 나눠 비교했다. 12개 범주는 ▲사회경제적 요인 ▲휴대폰 스크린타임 ▲시험 점수, IQ(지능지수) 등 인지기능 ▲인종, 성별 등 인구통계 ▲종교, 언어, 대기오염 등 문화와 환경 ▲신체건강 ▲정신건강 ▲우정, 괴롭힘 등 사회적 적응 ▲약물 사용 ▲양육방식 ▲성격 ▲병력이다.
분석 결과, 사회경제적 변수가 뇌 운동 및 감각 영역의 기능적 특징과 가장 강력하게 연관돼 있었다. 뇌 기능과 연관된 상위 40개 변수 중 37개가 사회경제적 변수였으며 뇌 구조와 연관된 상위 40개 변수 중 35개가 사회경제적 변수였다. 사회경제적 변수에는 가족 소득, 주택 소유 여부, 빈곤율, 교통수단 접근성 등 아동이 거주하는 지역의 사회경제적 자원이 전부 포함된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요인과 연관된 뇌 영역이 수면과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열악한 생활환경이 수면 부족과 만성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지고 이러한 요인들이 아동의 뇌 발달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스콧 마렛 박사는 “이번 결과가 사회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지능적으로 뒤처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면과 스트레스는 모두 개선 가능한 요인인 만큼 취약계층 아동의 수면의 질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지원이 이뤄진다면 사회경제적 격차와 관련된 뇌 발달 차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요인이 다른 모든 변수를 압도할 정도로 아동 뇌 발달과 연관성을 보인 만큼,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가정, 지역사회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사회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