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 습관, 태아에 영향… 男 ‘이것’ 바꿔라

입력 2026.06.07 14:00
정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 전 아버지의 식단과 영양 상태가 태아 성장과 태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규모 동물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셰필드대 의학·인구보건학부 아담 왓킨스 교수팀은 수컷 생쥐 모델을 활용해 임신 전 식단 변화가 다음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컷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눠 8주 동안 각각 표준 식단, 저단백 식단, 고지방·고당류 중심의 ‘서구식 식단’을 섭취하게 한 뒤 암컷과 교배시켰다. 이후 후성유전학적 조절에 관여하는 메틸기 공여체 대사 영양소를 보강한 식단군도 함께 비교했다.

연구 결과, 식단 차이는 수컷 생쥐의 정자 생성이나 기본적인 번식 능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수정 이후 임신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임신 초기 태반 조직 정밀 검사 결과, 저단백이나 서구식 식단을 섭취한 수컷으로부터 수정된 태반은 초기 태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외태반주' 영역의 구조와 대사 기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태반의 ‘성별 특이적 유전자 조절’ 변화였다. 정상 식단을 섭취한 수컷에서 태어난 태반에서는 암컷과 수컷 태반 사이에 300개 이상의 유전자 발현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는 태아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적응 과정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저단백이나 서구식 식단을 먹은 수컷을 둔 임신에서는 이러한 암수 태반 간의 정상적인 유전자 발현 차이가 유의미하게 대폭 소실되는 대사성 교란이 관찰됐다. 부계의 불량한 식단 노출이 태반의 정상적인 성별 방어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망가뜨린 것이다. 서구식 식단을 지속한 수컷은 체지방 증가, 간 내 콜레스테롤 및 지방산 축적, 장내 미생물총붕괴 등 전형적인 대사 증후군 프로필도 함께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신 전 영양 상태는 수정 이후 태반의 초기 발달과 유전자 조절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임신 준비 과정에서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의 건강 관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비영리 논문 발표 저널인 ‘eLife’에 최근 게재됐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