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전자담배 유해성 걱정하는데… 정작 흡연자 금연 계획은 1%대

입력 2026.05.28 10:05
전자담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립암센터가 5월 31일 금연의 날을 맞아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전자담배를 일반담배만큼 해롭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민 다수가 유해성을 우려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 조사는 전국 만 20~79세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암예방수칙 인식 및 실천행태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2%는 니코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똑같이 해롭다”고 답했다. 특히 무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83.5%가 “해롭다”고 응답해, 니코틴 유무와 관계없이 전자담배 전반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높은 유해성 인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금연 실천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흡연자 가운데 향후 1개월 내 금연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2%대에 그쳤다. 금연 실천의 주요 장애요인으로는 ▲스트레스·체중 증가·금단증상 등 신체적·심리적 부담(36.1%)이 가장 많았고, ▲주변의 흡연 유혹(27.5%)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응답자의 82.6%는 간접흡연을 ‘1군 발암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직접 흡연뿐 아니라 간접흡연 등 사회적 환경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어떤 형태의 담배 제품도 피할 것을 권고하는 ‘제5차 유럽암예방강령(ECAC)’ 등 국제사회의 암 예방 권고 흐름과도 부합하는 결과다.

이와 함께 최근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전자담배 사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20대 7.2%, 30대 7.7%, 40대 5.8%, 50대 2.4%로 나타났으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도 각각 4.5%, 3.4%, 1.7%, 1.0%로 조사됐다.

이는 질병관리청 등 최근 보건의료 통계와도 일치한다. 현재 일반담배 흡연율은 감소하는 반면 전자담배 사용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체 담배 사용량은 크게 줄지 않은 채, 담배 소비 형태가 전자담배 등 신종 제품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자담배가 청소년과 젊은 층의 흡연 시작 경로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사회적 경각심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규제 강화에 나섰다. 지난 4월 24일부터 시행된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담배의 정의가 기존 ‘연초의 잎’에서 ‘연초 또는 니코틴’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역시 건강경고 표시, 광고 제한, 금연구역 내 사용 금지 등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한편, 응답자들이 꼽은 효과적인 흡연 규제 정책으로는 ▲담배 성분 및 배출물 정보 공개(50.8%) ▲금연 캠페인 및 공익광고 확대(50.6%) ▲금연구역 확대(46.7%) 등이 제시됐다. 이는 국민들이 담배 유해성 정보 제공과 금연 친화적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최근 법 개정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합성니코틴 제품까지 관리 대상에 포함된 것은 변화하는 담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전자담배 규제와 금연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담배 제품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을 정확히 알리고, 국민들의 금연 실천을 돕기 위한 과학적 근거와 암예방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