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서 ‘이런 통증’ 느껴지면, 응급 수술 필요한 상황

입력 2026.05.28 00:40

대동맥 박리, 초기 대응 중요

가슴 통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근경색으로 오인하기 쉬운 대동맥박리는 대동맥 혈관벽이 찢어지는 치명적 질환이다. 특히 상행 대동맥을 침범한 경우 24시간 내 수술이 필요할 만큼 예후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

◇상행 대동맥 침범한 A형, 진단 즉시 수술 필요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이다. 대동맥은 내막, 중막, 외막 3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흐르는 질환을 ‘대동맥박리’라고 한다. 한 번 발생하면 혈류 장애, 장기 허혈, 심낭 압전, 대동맥 파열 등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동맥박리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극심한 흉통이다. 통증은 가슴에서 시작해 등, 복부, 허리 쪽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전형적인 흉통을 호소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박유경 교수는 “이때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특정 부위의 맥박 소실, 양쪽 팔 또는 다리의 혈압 차이 등이 나타나면 대동맥박리를 의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동맥박리는 박리 위치에 따라 크게 Stanford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상행 대동맥을 침범한 A형 대동맥박리는 생명을 위협하는 초응급 질환으로, 진단 즉시 수술이 필요하다. 상행 대동맥은 심장과 뇌로 가는 주요 혈관과 가까워 박리가 진행되면 심낭 압전, 대동맥판막 기능 이상, 뇌혈류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24시간 내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약 25~5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

반면 하행 대동맥에만 박리가 발생한 Stanford B형 대동맥박리는 원칙적으로 혈압과 통증을 조절하는 내과적 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다만 장기 허혈,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혈압 조절에도 지속되는 통증, 대동맥 확장 또는 파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CT 등 영상 검사를 통해 대동맥 크기, 진성 내강과 가성 내강의 비율, 대동맥 크기 증가 속도, 내막 파열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스텐트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박유경 교수는 “다만 스텐트 시술 역시 대동맥 박리의 역행성 진행이나 척수 허혈로 인한 하반신 마비 등 합병증 위험이 있어 환자 선별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심근경색과 혼동 쉬워… 잘못된 치료 시 위험
대동맥박리는 급성 심근경색과 증상이 비슷해 초기 감별이 중요하다. 두 질환 모두 흉통을 일으키지만, 심근경색은 주로 가슴을 조이거나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왼팔이나 턱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될 수 있다. 반면 대동맥박리는 갑자기 시작되는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등이나 복부로 이동하는 통증이 특징적이다.

박 교수는 “특히 심근경색으로 오인해 항혈전제를 사용할 경우 실제 질환이 대동맥박리라면 수술 후 출혈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A형 대동맥박리 수술은 찢어진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치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 과정에서는 일시적으로 혈류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뇌와 주요 장기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체온을 낮춰 장기의 산소 요구량을 줄이는 저체온 기법과 뇌로 직접 혈류를 공급하는 선택적 뇌관류 방법 등이 활용된다. 이러한 수술 기법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신경학적 합병증 발생 위험은 줄어드는 추세다.

박유경 교수는 “대동맥박리는 침범 범위에 따라 척수 허혈로 인한 하반신 마비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중요하다”라며 “필요한 경우 뇌척수액 배액술을 통해 척수 압력을 낮추고, 수술 전후 혈압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척수로 가는 혈류를 보호한다”라고 말했다.

수술이나 시술 후에도 남아 있는 대동맥 부위가 다시 늘어나거나 박리가 진행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 관리다. 금연과 금주, 과도한 스트레스 회피도 도움이 된다. 순간적으로 혈압을 크게 올릴 수 있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근력운동보다는 걷기, 실내 자전거 등 무리가 적은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심장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 중 혈압이 과도하게 오르는지 확인하고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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