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만 걸리는 병 아냐” 젊은 사람, ‘이것’ 겪은 후 백내장 조심

입력 2026.05.26 21:03
눈 찡그린 남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손상되면서 혼탁이 생겨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젊은 층에서도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눈에 외상을 입는 경우다.

눈에 외상이 가해졌다는 것은 충격이 눈 전체에 전달됐다는 의미다. 이에 단순 외상 이외에 망막열공, 망막박리, 유리체 출혈, 홍채·모양체·시신경 손상 등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한정우 교수는 “외상성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에 국한되는 질환이 아니다”며 “외상의 강도와 손상 범위에 따라 망막이나 시신경 손상이 동반될 수 있고, 이 경우 시력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상성 백내장은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운동 중 공에 눈을 맞거나, 넘어지면서 눈 주변을 다치거나, 교통사고나 산업 재해로 안구에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의료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용접, 유리공 작업 등의 이유로 고온에 장시간 노출돼 수정체 단백질이 변성되며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은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수정체 혼탁이 주된 경우에는 시력 저하가 나타나고, 수정체가 흔들리거나 위치가 틀어진 경우에는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가 생길 수 있다. 염증이 동반되면 충혈, 통증, 눈부심이 나타날 수 있으며, 눈 안 조직이 손상되면 포도막염이 발생할 수 있고, 방수 흐름이 막히거나 구조가 변해 안압이 올라가면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상 직후 뚜렷한 증상이 없대서 안심할 수는 없다. 처음에는 충혈이나 가벼운 통증 정도만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수정체 혼탁이 바로 생기지 않고 나중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상성 백내장이 의심되면 세극등 검사를 기본으로 시행한다. 세극등 검사는 눈을 확대해 보는 검사로, 수정체 혼탁 여부뿐 아니라 수정체 위치 이상, 앞쪽 눈 구조 손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시력 검사, 안압 검사, 안저 검사, 망막 단층촬영, 안구 초음파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외상 후에는 수정체뿐 아니라 망막, 유리체, 시신경 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진도 중요하다. 젊은 나이에 한쪽 눈에만 백내장이 심하게 나타난 경우에는 과거 눈 외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언제·어떻게 다쳤는지, 충격의 강도와 방향은 어땠는지, 이후 시력 저하·통증·충혈·복시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해야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외상 직후에는 바로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기보다 눈 내부의 상태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염증이 있으면 항염증 치료를, 안압이 올라가면 안압 조절 치료를 시행한다. 출혈이나 망막 손상이 의심되면 해당 손상에 대한 평가와 처치가 먼저 필요하다. 외상성 백내장은 노인성 백내장보다 치료가 복잡할 수 있다. 망막 손상, 유리체 출혈, 염증, 안압 상승이 동반되면 각각의 문제를 함께 치료해야 해서다.

수술은 ▲시력 저하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한 경우 ▲수정체 혼탁이 진행해 시야를 가리는 경우 ▲수정체가 흔들리거나 위치가 어긋난 경우 ▲염증이나 안압 상승을 유발할 때 고려한다. 수정체가 제자리에서 이탈했다면 원래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넣는 수술을 진행한다.

한정우 교수는 “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외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눈을 다친 뒤 충혈, 통증, 시야 흐림이 있다면 단순 타박상으로 넘기지 말고, 안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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