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건강하던 3세 아이, ‘이 병’ 진단

입력 2026.05.19 15:20

[해외토픽]

코디 캐럴
건강하게 자라던 코디 캐럴은 반복되는 중이염과 청력 저하를 겪다가 결국 산필리포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사진=니드투노우
건강하게 자라던 3살 아이가 반복되는 중이염과 청력 저하를 겪다가 결국 '소아 치매'로 불리는 희귀 유전질환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니드투노우'에 따르면, 영국 게이츠헤드에 사는 남아 코디 캐럴(3)은 원래 별다른 건강 문제없이 자라던 아이였다. 그러나 두 살 무렵부터 잦은 귀 감염과 청력 저하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보청기를 착용하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한 청력 문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각한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엄마 조지아 노나스(29)는 "코디가 '엄마', '아빠'라고 말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말을 멈췄고, 다시는 하지 않았다"며 "발달이 뒤로 퇴행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코디는 이후 자폐 진단을 받았지만, 담당 전문의는 짙은 눈썹과 도드라진 이마 등 특징적인 얼굴 형태를 보고 추가 검사를 권했다. 검사 결과 코디는 '산필리포증후군' A형으로 확진됐다.

산필리포증후군은 유전성 대사질환인 뮤코다당증 3형이다. 체내에서 특정 당 성분인 '헤파란황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노폐물이 세포 안에 쌓이고, 이것이 뇌와 척수에 손상을 일으킨다. A형은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유형으로, 일반적으로 10대 중후반을 넘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환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쉽지 않다. 대부분 1~3세까지는 비교적 정상적으로 성장하지만 이후 언어 발달 지연, 반복적인 귀·코·목 감염, 청력 저하, 과잉행동, 수면장애 등이 나타난다. 일부 아이는 짙은 눈썹이나 도드라진 이마, 거친 얼굴 윤곽 같은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언어 능력과 운동 기능, 삼킴 기능이 점차 사라지고 심각한 인지 저하와 발작, 호흡기 문제까지 동반될 수 있다. 환자 대부분은 청소년기 이전 또는 10대 중반 무렵 생명을 잃는다.

조지아는 진단 당시를 떠올리며 "의사가 설명하는데도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며 "하루 종일 괜찮은 척하다가 밤이 되면 혼자 울다 잠들곤 했다"고 말했다.

현재 코디는 병이 진행되면서 이동이 어려워 휠체어를 자주 이용하고 있으며, 고형식을 삼키지 못해 식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육과 관절 통증으로 매일 진통제를 복용하고, 수면장애와 간질 치료도 받고 있다. 조지아는 "언제 또 발작이 올지 몰라 늘 긴장 속에 산다"며 "이 병을 진단받는 순간 부모는 아이를 조금씩 잃어가는 슬픔을 미리 겪게 된다"고 했다.

현재 산필리포증후군의 완치제는 없다. 다른 일부 뮤코다당증은 부족한 효소를 정맥주사로 보충하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산필리포증후군은 약물이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뇌 신경계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아직 상용화된 치료제도 없는 상태다.

다만 미국에서 개발 중인 유전자 치료제 'UX111'이 병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지아 가족도 이 치료제가 승인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조지아는 "치료를 통해 코디의 웃음과 반짝이는 눈빛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올여름 디즈니랜드 파리 여행을 계획했는데, 남은 시간을 최대한 행복한 추억으로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조지아는 또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도 진단 전까지 이런 병이 있는 줄 몰랐다"며 "우리 이야기를 보고 누군가 아이의 증상을 알아차려 더 빨리 도움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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