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헛기침 반복된다면”… 아이 ‘틱장애’ 신호일 수도

입력 2026.05.19 10:24
기침하는 아이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아이가 이유 없이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코를 찡긋거리고, 감기가 아닌데도 헛기침이나 킁킁거리는 소리를 반복한다면 단순한 버릇이 아닌 ‘틱장애’ 신호일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특히 이런 증상이 수주 이상 이어진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일시적… 1년 이상 지속되면 치료
틱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갑자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나 소리를 말한다. 눈 깜빡임, 얼굴 찡그리기, 고개 흔들기, 어깨 들썩임 같은 ‘운동 틱’과 헛기침, 킁킁거림, 코 훌쩍임 같은 ‘음성 틱’으로 나뉜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일상적인 행동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눈을 자주 깜빡이면 피로나 안과 질환으로, 헛기침은 감기나 비염으로 여기기 쉽다. 이 때문에 부모가 단순 습관으로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지원 교수는 “틱장애는 대부분 소아청소년기에 처음 나타나며, 특히 만 5~10세 사이 흔하게 관찰된다”며 “초등학교 입학 전후 시기에 증상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틱장애는 신경발달장애의 하나로, 유전적 요인과 뇌·신경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운동 조절과 관련된 뇌 회로와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조절 이상이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문가들은 틱을 아이의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행동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새 학기나 입학처럼 환경이 바뀌는 시기에는 긴장과 피로가 쌓이면서 틱 증상이 처음 나타나거나 심해질 수 있다. 다만 스트레스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틱 소인을 가진 아이에게 증상을 촉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 말라 할수록 악화”… 혼내기보다 관찰 중요
틱 증상이 있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자연스럽게 호전되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부모가 아이를 혼내거나 억지로 참게 하는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 잠시 증상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줘 오히려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지원 교수는 “틱은 아이가 일부러 하는 행동이 아니다”라며 “조바심을 내기보다 아이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수면과 스트레스, 생활 리듬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틱장애는 ADHD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운동 틱과 음성 틱이 함께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다만 흔히 알려진 욕설 반복 증상은 일부 환자에서만 나타난다.

치료는 증상 정도와 아이의 생활 영향을 고려해 결정한다. 스트레스 관리와 부모 교육, 수면 습관 개선 등 환경 조정이 우선이며, 필요할 경우 행동치료나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대표적인 행동치료는 틱이 나오려는 느낌을 스스로 인식하고 다른 행동으로 바꾸는 훈련 방식이다. 증상이 심해 학업이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줄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지원 교수는 “틱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반드시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로 증상이 심해 아이가 고통받고 있다면 치료를 무조건 피할 필요도 없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