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으니까 듬뿍? 꿀 많이 먹으면 생기는 일

입력 2026.05.19 08:00
꿀 뿌리는 모습
꿀에는 영양 성분이 들어 있지만 당분 공급원인 만큼​ 과도하게 섭취하는 건 좋지 않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때는 토스트에 발라 먹거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따뜻한 물·레몬과 함께 먹는 정도였던 꿀이 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질랜드산 마누카꿀 같은 고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SNS에서는 요리 재료나 웰니스 식품으로 소비되는 모습도 흔하다. 그렇다면 꿀은 정말 설탕보다 건강에 좋을까.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영양학자 제나 호프는 “좋은 품질의 꿀은 정제 설탕보다 일부 영양소를 더 함유하고 있지만, 둘 사이 차이가 매우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꿀, 설탕보다 낫지만 결국 ‘당’
꿀은 벌이 꽃의 꿀을 채집해 만든 천연 감미료다. 소량의 수분과 미네랄, 효소, 식물성 화합물 등을 포함한다. 반면 우리가 흔히 먹는 흰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정제해 만든 가공식품이다. 열량과 탄수화물 측면에서 둘의 차이는 크지 않다. 꿀 1티스푼(약 7g)은 약 21kcal, 탄수화물 6g 정도다. 흰 설탕 1티스푼은 약 16kcal, 탄수화물 4g 수준이다.

차이는 영양 성분에 있다. 꿀에는 비타민C와 비타민B군(나이아신·리보플라빈·엽산 등), 칼슘·철·아연 같은 미량 영양소가 소량 포함돼 있다. 특히 비타민C는 항산화 작용과 콜라겐 생성, 철 흡수에 관여한다.

하지만 호프는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서 과도하게 섭취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꿀 역시 당분 공급원인 만큼 많이 먹으면 혈당 상승과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꿀은 혈당이 빠르게 오를 수 있어 단독 섭취보다 다른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단백질이나 지방과 함께 먹으면 당 흡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릭요거트에 꿀을 소량 넣거나, 통밀 토스트에 땅콩버터와 함께 먹는 방식이 추천된다. 운동량이 많은 사람이라면 잼 대신 토스트에 발라 빠른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꿀 제품을 고를 때도 첨가물이 적은 제품을 권한다. 강황, 생강, 비타민 등을 추가한 제품보다는 가공을 최소화한 로컬 꿀이 낫다는 설명이다.

◇목 아플 땐 도움… 실제 연구 결과도
꿀은 특히 목 통증이나 기침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2020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기침 억제제, 항히스타민제, 진통제와 꿀 효과를 비교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꿀이 기침 빈도와 인후통 완화에 더 효과적이었다고 발표했다. 평균적으로 기침 빈도를 약 36%, 증상 심각도는 약 44% 줄였다.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 역시 인후통 완화를 위해 따뜻한 물에 레몬과 꿀을 타 마시는 방법을 권고한다.

다만 1세 미만 영아에게는 꿀을 먹이면 안 된다. 드물지만 영아 보툴리누스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누카꿀’이 정말 더 좋을까
건강식품으로 유명한 마누카꿀은 뉴질랜드 특정 식물 꽃가루에서 유래한 꿀이다. 일반 꿀보다 항균 성분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마누카꿀에는 박테리아 성장을 억제하는 메틸글리옥살(MGO) 성분이 들어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싸고 제품별 품질 차이가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마누카꿀이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며, 과도하게 가공된 제품도 많아 인증 지표(UMF)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알레르기 비염 낫는다?” 근거 부족
지역 꿀을 매일 먹으면 꽃가루 알레르기(건초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일부에서는 지역 꽃가루가 포함된 꿀을 먹으면 면역이 형성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입증한 연구는 부족하다. 벌이 채집한 꽃가루 역시 항산화 성분과 미네랄이 풍부할 수 있으나, 계절성 알레르기 예방 효과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꿀은 설탕보다 조금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적당량 섭취가 중요하다”며 “건강식품으로 과신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 안에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